지난달 초 인도서 첫 발견...10개국 확산
전문가들 "면역 회피력 BA.4·5 보다 강할 수도"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세부계통인 BA.5가 전 세계에서 확산 중인 가운데 새로운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인 'BA.2.75'가 인도,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보고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BA.2.75가 전파력이 강한 것은 물론이고 백신과 이전 감염 이력에 따른 면역 회피력이 역대 변이들 중에서 최고 수준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에 음성 판정을 뜻하는 한 줄이 그어져 있다. 2022.04.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이른바 '켄타우로스'(Centaurus)란 호칭으로 불리는 BA.2.75는 지난 6월 초 인도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BA.5와 함께 새로운 확산 변이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2.75는 인도 외 10개국에서 확진 보고가 나왔다. 오스트리아의 분자생물공학연구소(IMB)는 호주,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보고가 나왔다고 파악한다.
미국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변인은 포춘지에 "두 건이 확인됐다"며 "첫 감염 보고는 지난 6월 14일에 나왔다"고 전했다.
CDC는 검출률이 1% 미만인 신흥 코로나19 변이에 대해서는 공식 집계를 내지 않는다. 포춘지는 "BA.2.75가 BA.2 분류로 데이터가 집계되고 있다"며 "지난주 기준으로 검출률은 3%"라고 알렸다.
WHO는 아직 BA.2.75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지정하진 않았다. 아직 전파력과 중증 유발 위험도, 면역 회피력 가능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바이러스학자 톰 피콕 박사는 BA.2.75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다른 오미크론 변이들보다 최대 9번의 돌연변이를 일으켰다며 "각각 하나의 돌연변이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한꺼번에 이 모든 돌연변이가 이뤄졌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빠른 바이러스 성장과 광범위한 지리적 확산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스크립스 병진과학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BA.4와 BA.5 보다도 강력한 면역 회피 성질을 가진 변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BA.4와 BA.5의 경우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거나 감염 이력이 있는 자연면역자 모두 중화항체 형성 수준이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에 비해 21분의 1로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BA.2.75가 또 새로운 지배종이 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미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의 아메시 아달자 선임 연구원은 BA.2.75가 BA.5를 제치고 확산할지는 불분명하다며 "한동안 확산세를 이어가다가 BA.5 등 변이와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