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프롬, 점검 이유로 11일부터 열흘간 공급 중단
유럽 각국, 러 '정치적 이유'로 공급 재개 안할까 우려
캐나다, 러시아 가스관 터빈 독일에 반환 결정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에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정기 점검을 이유로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수송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는 점검 후 가스 공급을 정상적으로 재개할 것이라 밝혔지만, 유럽은 정치적 이유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노드스트림 AG는 11일 중부유럽 표준시(CET) 기준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했으며, 수 시간 내에 공급이 제로(0)로 끊길 것이라 밝혔다. 해당 점검은 7월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 간으로 예정돼 있다.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2022.03.01 mj72284@newspim.com |
러시아는 이미 지난달 16일부터 설비 수리 지연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를 기존의 40% 수준으로 줄였다. 수리를 위해 맡긴 가스관 터빈이 대러제재로 반환되지 않고 있어, 정상적인 가스관 작동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주요 부품 중 하나인 터빈을 수리를 위해 독일 지멘스에너지에 맡겼다. 지멘스에너지는 해당 터빈의 정비를 위해 캐나다 업체에 보냈는데, 캐나다 정부의 대러 제재로 가스프롬에 반환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가스프롬은 터빈이 없어 정상적인 가스관 작동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량을 크게 줄였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지난 9일 해당 터빈을 대러 제재에서 제외해 터빈을 독일을 통해 러시아로 반환키로 했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가스 공급량 감소로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조너선 윌킨슨 캐나다 자원부장관은 9일 성명을 통해 "필요한 천연가스가 공급되지 않으면 독일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며, 독일인들도 겨울철 난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반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예정대로 정비를 마치면 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 밝혔지만, 유럽은 러시아가 정치적 이유로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 대비해 여름 말까지 가스 저장고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인데,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으면 이 같은 계획도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도 러시아가 정기 점검 이후에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점검은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며, 미리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러시아가 정치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석유나 가스를 이용할 것이란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캐나다가 러시아 측에 터빈을 반환하는 것을 반대해왔던 우크라이나 정부는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부가 수리를 마친 노르트스트림1 가스 터빈 장비를 독일로 반환하기로 한 데 대해 깊은 실망을 느낀다"며 "이번 결정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