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맞춤형 유동성 공급 위한 '구조적 수단' 확대 전망
정책성 금융기관 통한 지원 수단도 강화할 것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미국의 6월 물가상승률이 41년래 최고치인 9.1%를 기록하는 등 외부환경이 복잡하게 변하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 운용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이 최대 과제로 부상한 현재, 중국 경제 전문 매체인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가 13일 열린 중앙은행의 상반기 금융통계상황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중국 금융 당국의 하반기 통화정책 5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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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1. 기준금리·지준율 인하 가능성 여전
지급준비율(지준율) 및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여부는 중국 국내외 모두가 관심 갖는 화두다. 시중 유동성에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내면서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기준 LPR 추가 인하 가능성이 줄곧 점쳐지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이 다소 과잉 공급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단기 내 LPR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3일 열린 브리핑에서 쩌우란(鄒瀾) 인민은행 금융시장사(司) 사장은 "유동성이 합리적이고 충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소 많은 상황"이라며 "향후 경제 성장과 물가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 수단을 합리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견지해 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고자 충분한 정책 공간과 수단을 남겨두었다"며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온건한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금리도 이미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정취안르바오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금리는 전년 동기 대비 16BP(1BP=0.01%p) 낮은 2.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금리는 4.16%로 이 역시 작년 동기 대비 34BP 하락한 것이다.
단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총량 조절식의 통화정책이 필요한 만큼 지준율 및 LPR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경기 상황이 인하 단행 시점과 인하 폭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 포인트 2. 선별적 통화정책 시행 범위 확대할까
특정 업종 및 시장 주체를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구조적 수단'은 지난해부터 통화정책의 핵심이 됐다. 미국 등 주요 경제체들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긴축으로 전환한 가운데 중국 또한 전면적인 유동성 공급에는 부담을 느끼면서 그에 따라 구조적 수단이 강조돼 왔다.
영세 사업자 대출 지원을 시작으로 석탄 및 청정에너지·교통물류·기술혁신·탄소배출량 감축 등 분야 및 업종별로 맞춤형의 지원정책이 늘었고 안정적 통화정책 시행 효율을 높였다.
올해 하반기에도 새로운 맞춤형 지원수단이 등장하면서 선별적 통화정책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정취안르바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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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3. 정책성·개발성 금융수단 참여 기관 늘어날까
지난달 30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정책성·개발성 금융수단을 통해 중대 프로젝트에 대한 융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정책성·개발성 금융수단을 활용해 금융채 등을 발행함으로써 3000억 위안(약 58조 원)을 조달할 것이다. 조달한 자금은 중대형 프로젝트 자본금이나 특수목적채권의 자금원으로 쓸 것"이라는 점이 언급됐다.
정책성·개발성 금융수단이란 중앙은행이 정책성 금융기관의 재원 마련을 지원하고, 해당 재원을 중점 인프라 건설 및 향촌(농촌)진흥 등 개발성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국가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농업발전은행 3개 정책성 금융기관이 금융채 등을 발행해 마련한 재원을 ▲5대 중점 인프라(교통·수리·에너지 등 네트워크형 인프라, 정보기술·물류 등 산업 고도화형 인프라, 도시 인프라, 농업·농촌인프라, 국가보안인프라) ▲중대 과학기술 혁신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이 투자한 프로젝트에 쓴다는 계획이다.
쩌우 사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정책성·개발성 금융수단은 정책 설계 과정을 거침으로써 '대수만관(大水漫灌·유동성 과잉 공급)'하지 않고 통화를 초과 발행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중대 프로젝트의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유리하다"며 "투자 확대와 고용 안정, 소비 촉진을 실현하는 데도 도움을 주어 거시 경제 큰 흐름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성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규모 및 재원 활용 범위 확대 여부와 함께 기타 금융기관의 참여 여부 역시 하반기 통화정책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 포인트 4. 사회융자액, 부동산 시장 등 회복 시그널 될 수 있어
시중 유동성 상황을 반영하는 신규대출 규모 역시 하반기 통화정책 운용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인민은행의 11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6월 위안화 신규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67억 위안 증가한 2조 81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융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조 4700억 위안 증가한 5조 17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역대 같은 달 중 최고치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앞서 2분기 연례 회의에서 "신용대출규모 증가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대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실물 경제의 자금조달 수요가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6월처럼 개인 부문의 중장기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부동산 시장 등 회복을 기대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면 경기 하방 압력이 그만큼 완화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사회융자규모는 지난해 대비 3조 2000억 위안 증가한 21조 위안.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올해 전체 신규 사회융자30조 위안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 포인트 5. 물가상승률 인플레 막아야
중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CPI)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상승폭이 0.4%p 확대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라 경기 상황이 개선되고 각 업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에 있어 물가 안정은 경제 성장만큼 중요한 과제다. 민생과 직결되는 부분인 데다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대관식이 될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서라도 물가 안정은 필수적이다.
수입형 인플레 억제 등 하반기 물가 파동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함께 각 부처마다 공급망 정상화 및 유지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역시 하반기 통화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