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CPI)지수 상승률이 9%도 넘어섰다. 41년 만에 최고치인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통계가 '구닥다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대통령은 물가 상승률은 유럽 등 다른 주요 경제국에서는 더욱 높다며,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걸 재차 강조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라고 역설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CPI)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추정치인 8.8%를 웃도는 수치이자, 지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5월 8.6%보다도 0.5%포인트나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5.9%(전년 대비)로 이전치인 6.0%보다는 하락했고 예상치(5.7%)보다는 높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통계가 이미 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PI 발표 직후 백악관 성명을 통해 6월 수치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고 평가했지만, 곧이어 "철 지난(out-of-date) 수치"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7월 들어 두드러진 휘발유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오늘의 자료는 거의 30일에 걸친 휘발유값 하락은 반영하지 않았다"라며 "6월 중순 이후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40센트나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지난달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한때 갤런당 5달러 수준까지 급등했으나,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631달러 수준이다.

그는 이같은 휘발유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미국 가정에 숨 쉴 여유를 주고 있다"고 말하고 "밀 같은 다른 상품 가격도 빠르게 떨어졌다"고 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6%대를 밑도는 것도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오늘 데이터는 소위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3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간 근원 CPI는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6%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며 유럽이나 주요 경제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도 높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세계 주요 경제국이 코로나로 유발된 여러 도전과 싸우는 가운데 푸틴의 부도덕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미국만의 현상이 아닐 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공화당의 세제 인상안을 저지할 것이라며 "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도움이 되도록 운신의 폭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