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첫 걸그룹 뉴진스가 전에 없던 파격 데뷔로 K팝신을 뒤흔들었다. 에프엑스, 소녀시대, 엑소의 콘셉을 진두지휘했던 민희진 대표의 취향이 가득 묻어난 뉴진스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
◆ 티징 단계 없이 '뮤비 7개' 물량 공세…"크리스탈 5명?" 비주얼 압도
어도어의 신인 걸그룹 뉴진스가 전례없는 파격적인 콘텐츠 승부수를 띄웠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SM 아티스트들의 비주얼 디렉터로 활동한 민희진 크리에이터가 주축이 돼 제작한 걸그룹 뉴진스는 앳된 얼굴의 5명의 소녀로 이루어졌다. 22일 0시 첫 번째 타이틀곡 'Attention' 뮤직비디오로 베일에 싸여있던 뉴진스가 세상에 공개됐다.
[사진=어도어] |
뉴진스는 통상 새 아이돌 그룹을 론칭할 때 데뷔일을 공표하고 순차적으로 멤버나 콘셉트를 공개하는 티징 단계를 생략했다. 어도어에서는 남들이 다 하는 식상한 데뷔 프로모션 대신 예고도 없이 과감하게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심지어 'Attention'에 이어 두 번째 타이틀곡 'Hype Boy' 뮤직비디오는 옴니버스식 스토리라인에 따라 멤버별로 4가지 버전의 영상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25일 신곡 'Hurt'의 뮤직비디오까지 총 7편의 영상으로 화려한 데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곡 음원은 내달 1일 발표되며 8일 정식 음반이 발매된다. 수록곡 4곡 가운데 무려 세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아직 인지도가 전혀 없는 신인으로선 이례적이고 당돌한 행보다. 매 영상마다 민희진 크리에이터의 취향과 색깔이 가득 묻어나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키치한 색감, 걸리시하면서도 서늘한 콘셉트도 돋보인다.
민희진 하이브 어도어 레이블 대표[사진=하이브] |
특히 이같은 프로모션이 민희진 크리에이터가 노린 독특한 전략으로 읽히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Hype Boy'까지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에 SNS를 통해 "리스너들분들께 충분한 이해의 시간이 필요하니 뮤비를 매개로 전달하고 싶었고 멤버들에게도 뭐가 더 중요한 개념인지 인지시켜주고 싶었다"면서 전에없던 전략을 구사한 이유를 언급했다. 단순히 음원을 발표하고 순위에 연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콘텐츠 중심의 전략을 세우고 팬들과 오로지 콘텐츠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 BTS 팬클럽 '아미' 출신부터 베트남·호주 출신…멤버들 이력도 화제
뉴진스의 데뷔와 함께 가장 먼저 주목받은 건 다섯 소녀들의 미모와 에프엑스의 아트필름을 연상시키는 민희진 디렉터 특유의 콘셉트 비주얼라이징이다.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5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뉴진스는 'Attention' 뮤직비디오와 공식 포토를 공개하면서 "크리스탈이 5명인 것 같다"는 입소문과 함께 K팝신을 뜨겁게 달궜다. 이목구비를 자세히 따져보면 닮지는 않았어도 특유의 서늘한 인상과 도도한 눈빛, 꾸밈없는 앳된 스타일링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의견이 다수다.
데뷔 전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뉴진스 멤버 민지, 하니 [사진=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
멤버들의 면면도 화제다. 첫 영상에서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았으나 K팝의 오랜팬들은 이들의 과거부터 이력까지 모조리 찾아냈다. 어도어 걸그룹 오디션 홍보 영상에 출연했던 04년생 민지는 뉴진스를 대표하는 얼굴로 꼽히며 방탄소년단의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익숙한 얼굴이다. 양갈래 머리에 유난히 앳된 미모의 멤버 하니 역시 민지와 함께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바 있으며 대형기획사 걸그룹 최초로 베트남 출신 멤버로 알려졌다.
'Attention' 뮤직비디오 주요 파트에서 센터에 선 혜린은 고양이같은 눈매의 눈에 띄는 멤버로 06년생 만 16세다. 05년생 17세인 다니엘은 모지혜라는 이름으로 과거 TV 프로그램 '레인보우 유치원'에 출연한 이력이 있다. 08년생 만 14세의 막내 혜인은 데뷔 전 아이돌 커버 영상을 공개하며 걸그룹 멤버 지망생이자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를 자처했으며 EBS '보니하니'의 '게임원정대'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사진=어도어] |
매일같이 업데이트되는 뉴진스의 콘텐츠는 과거 K팝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또 새롭다는 평가다. 25일엔 뉴진스의 한정판 앨범이 CD가 담긴 가방으로 디자인돼 출시된단 소식이 알려졌다. 앨범 패키지와 환경에 관한 고민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꽤나 신선하면서도 반가운 시도다. 뉴진스에 담긴 민희진 디렉터의 콘셉트와 사상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첫 걸그룹의 이색적인 데뷔를 준비한 그가 그리는 K팝의 미래를 모두가 호기심을 가득한 눈초리로 지켜보게 된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