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 발표
중간재 수입 증가, 공급망 재편, RCEP 발효 순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최근 3개월 연속 지속되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중간재 수입 증가 △공급망 재편 △RCEP 발효가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대중 무역적자는 배터리·반도체 등 중간재 무역수지 악화, 디스플레이 등 생산 감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른 관세 인하 등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중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 원자재·중간재 품목을 살펴보면, 이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대중국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38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72억50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터리 중간재인 기타축전지의 수입액도 작년 상반기 11억1000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1억80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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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관련 품목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했다. 기타무선통신기기부품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수출액은 18억 2000만 달러에서 1억8000만달러로 약 90% 감소했고, 수입액은 7억3000만 달러에서 3억1000만 달러로 57% 감소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내 봉쇄조치로 한국과의 교역에서 가전 등 소비재 교역이 급감하고 있다"며 "이번 무역적자는 한국으로부터 중간재 수입은 줄고, 중국의 한국 중간재 수출이 늘어나는 데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양국 교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중 무역적자는 디스플레이 등 산업 구조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영향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해 한국에서는 사업을 줄이고 있는 LCD의 경우 올 상반기 수입은 12억9000만 달러로 전년도 4억5000만 달러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17억4000만 달러에서 8억3000만 달러로 많이 감소해 대중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일 발효된 RCEP도 대중 무역 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RCEP 발효로 양허 상품 품목 중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수입이 증가해 상반기 수입액(11억7000만달러)이 지난해 전체 수입액(5억6000만 달러)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입액을 기록했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한 기간 중 5월 수입액은 2억9000만 달러, 6월 수입액은 4억8000만 달러였으며, 그 규모는 각각 5, 6월 전체 무역적자액의 26.9%, 40.3%에 달했다.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관세율은 기준세율 5.5%에서 RCEP 발효 후 0%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한중 FTA는 양국의 수출과 수입에 이익 균형점이 잘 맞았던 반면에 RCEP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에 맞물려 단기간에 수입이 늘어난 결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취약성 개선을 위해서는 한중 첨단기술 품목의 교역 규제 완화를 제안하고 취약 원자재 확보를 위한 지원 확대도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에 편중된 중간재 수출 다변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중무역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은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가 뛰어나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입 다각화와 기술력 확보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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