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NDF 종가, 국내 개장가에 영향
"역외 중심 공격적 롱플레이에 환율 상승"
외환당국 "모니터링…쏠림 시 안정 조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서자 외환 당국이 외국은행이나 외국인 투자자 등 역외 세력이 환율 급등을 유발하는지 점검하고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대량으로 달러를 사고팔아서 환율이 변동하는지 살펴보는 것.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 당국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역외 NDF 시장 등을 중심으로 투기적 거래 움직임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NDF는 원화 표시 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인 등이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거래하는 파생금융상품 중 하나다. NDF가 주로 거래되는 곳은 국내 시장이 아닌 역외 시장으로 싱가포르, 홍콩, 런던, 뉴욕 등이다.
외환 전문가에 따르면 국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역외 NDF 시장 움직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역외 NDF 시장 종가가 서울 외환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것이다. 국내 장 마감 후에도 역외 NDF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종가가 다음날 서울 외환시장 원/달러 개장가에 영향을 주는 식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345.5원)보다 6원 내린 1339.5원에 시작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2.08.24 kimkim@newspim.com |
외환 시장 참가자는 "외국인이 예상하는 원/달러 환율이 NDF 거래에 반영된다"며 "NDF 환율 움직임이 국내 원/달러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역외 NDF 환율이 뛰면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치솟았다. 뉴욕 NDF 시장에서 지난주 금요일인 19일(현지시각)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55원 오른 1335.2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지난 월요일인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6원 오른 1335.5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330원을 넘어선 적은 2009년 4월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1399.8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한 외환 전문가는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역외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롱플레이 유입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역외 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 참가자와 연구기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 기관과 회의를 갖고 역외 투기적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한 것.
이와 관련 외환 당국 관계자는 "역외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쏠림 현상이 있을 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45.5원)보다 3.4원 내린 1342.1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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