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피의자 이정학·이상만 확인...관계자 1만여명중 특정
2015년 게임장서 동일 DNA 발견…7553일만에 검거·구속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21년 만에 검거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에 대한 전모가 드러났다.
대전경찰청은 30일 오후 3시 대전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 상황을 발표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경찰청은 30일 오후 대전경찰청에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수사 상황을 발표했다. 2022.08.30 gyun507@newspim.com |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둔산지점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공격해 현금 3억원을 훔치고 은행 출납과장에게 권총을 발사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 이정학·이상만은 현금수송차량에서 현금을 빼앗기 위해 범행 두달 전인 같은해 10월 15일 밤 12시쯤 대전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친 뒤 경찰관의 권총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 등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은행에서 약 300m 떨어진 건물 지하주차장에 버려두고 달아난 뒤 종적을 감추고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왔다.
경찰은 범행 직후 충남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한 뒤 탐문 수사 및 통신 기록 분석 등 다각도로 수사를 벌였으나 이들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대전경찰은 2011년 12월에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을 조직해 대전 둔산경찰서에 보관 중이던 증거물 및 수사기록을 대전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에 이관하고 수사를 재개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서 발견한 손수건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분석을 의뢰해 남성 유전자를 검출하는데 성공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던 경찰은 2015년 청주의 한 불법게임장 현장에 있던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가 차량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받은 후 이들을 은행 강도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판단해 추적했다.
경찰은 게임장을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1만5000여 명에 대해 일일이 범행 연관성을 확인하면서 지난 3월 손수건에서 검출된 유전자가 이정학의 것이라는 사실을 특정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정학에 대한 과거 행적과 주변인 조사를 통해 8월 중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5일 검거했다. 이정학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범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건 발생 7553일만에 강원 정선에서 공범 이상만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27일 이들을 은행 권총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으며 경찰은 피의자 신문 및 프로파일링, 현장 검증 등을 통해 범행 경위를 수사할 계획이다.
백기동 대전청 형사과장은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용의자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울리며 차량 절도와 날치기 등을 하다 결국 은행강도까지 벌이게 된 사건"이라며 "살인죄 공소 시효 폐지로 미제사건 전담팀을 운영하며 과학수사 기법과 집념으로 미궁에 빠졌던 사건을 21년 만에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추가 수사를 통해 강도살인 혐의를 명백히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대전경찰청은 피의자 이정학(51)과 이상만(52)에 대한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공공의 이익, 피의자의 연령 등을 고려해 이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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