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2300선 붕괴...2개월여 만
증권사 리서치센터 "바닥은 2050~2276선"
하락장에도 '경기방어주·수출주도주' 추천
[서울=뉴스핌] 김준희 유명환 이윤애 기자 = '자이언트스텝', '킹달러' 등 대외적 악재가 잇따르며 국내 코스피 지수가 2300선 밑으로 밀려났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더디면서 코스피 지수 2200선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초쯤에야 시장 바닥을 확인하고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긴급진단] 글싣는 순서
1. 美 11월에도 자이언트스텝 강행…"연말에 금리 4.5% 도달"
2. 한국도 10월 빅스텝 예상…"연말 기준금리 3.5% 찍어"
3. "코스피 최악에 2050까지 추락"···내년에 바닥 통과
4. 연말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열어 놔야
23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지수 하단을 2200선으로 제시했다. 뉴스핌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삼성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바닥을 2200포인트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은 전저점인 2276포인트가 저항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200선 밑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대신증권(2050포인트)이 유일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전저점인 2280선에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전저점 부근에서 지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나 금리 상승에 따라 일부 하향 돌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대 가까이 하락하며 2290.2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의 2300선 붕괴는 지난 7월 15일(2293.45포인트)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0.75% 인상하기로 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하락이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업종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요처의 재고 확충이 당분간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이익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업황 부진에 글로벌 경기 불안이 가세하면서 추가적인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당분한 코스피 하락의 중심에 자리할 것이며 코스피 경로와 유사하게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추세적인 지수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1분기 중 저점 통과를 예상하지만, 경기 하강과 이익전망 하향조정 속도에 따라 저점 통과 시점이 올해 연말, 내년 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4분기 물가, 금리 변동성 완화 여부에 따라 시장 초점이 집중될 것"이라며 "물가 리스크의 하향 안정화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외 증시는 내년 상반기 과정을 통해 재차 되돌림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 발표, 3분기 실적시즌 등은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꼽힌다. 유 본부장은 "미국 CPI와 근원 CPI 상승률이 2개월 연속 예상치와 전월치보다 하락하는지 관심"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락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경기 방어주 성격의 통신·음식료품 관련주, 실적 기대감이 높은 자동차·2차전지 업종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 민감도가 높지 않은 방어주와 고환율 수혜 및 수출 개선세가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진행되는 산업과 그에 따른 수혜주들에도 주목한다"며 "테마 중에는 폐배터리 리사이클, 로봇 등이 대표적이고 환율 상승 수혜 관점에서는 자동차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느끼는 경기 불안도가 높아진 만큼 현금 보유가 유용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총괄팀장은 "불확실성 높아 현금 보유비중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답했다. 유종우 본부장도 "경기 회복에 근거한 금리 인상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는 예적금 등 현금성 자산과 우량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높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