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 3곳에서 가스 누출
유럽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려워..사보타주 배제 못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게 건설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서 3건의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유럽연합(EU) 당국이 26일(현지시간) 사고 경위에 대한 자체 조사에 나선 가운데 일부에선 러시아의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덴마크 해상교통당국이 전날 노르트스트림-2에서 해상 가스 누출이 발견됐다고 밝힌 데 이어 스웨덴 당국도 노르트스트림-1에서 가스 누출이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관리 회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성명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하루에 3개 해저 가스관에서 동시에 손상이 발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인근 해역에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 누출된 천연가스가 분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업체 가즈프롬은 지난 달 31일부터 사흘간 가스관 점검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가스 공급 재개가 예정됐던 지난 2일 가스 누출을 이유로 다시 무기한 중단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천연가스를 무기로 삼아 노골적으로 유럽과 서방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노트르트스트림-2는 지난해 완공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인해 가동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에도 노르트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 가스 공급은 중단돼 있지만 현재 가스관에는 상당량의 가스가 보관돼 있는 상태다. 이번 동시다발적인 가스관 누출 사고로 인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 가스 공급은 다시 장기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이번 동시다발 가스 누출을 두고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앞세워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사보타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실제로 현지 언론에 "이런 일이 우연한 사고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면서 "우리는 사보타주를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가스 누출은 러시아에 의한 테러 공격이자 유럽연합(EU)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사고는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면서 "매우 우려스런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