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투자한 SK 친환경 프로젝트..."넷 제로 달성"
친환경 설비 확대·투자로 경제·사회적 가치 잡아
2050년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 약 600조원
원유정제 생산능력 세계 3위...CLX 면적, 여의도 20배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열분해, 해중합,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등 서로 다른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곳에 모아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기업은 SK가 세계 최초."
6일 울산 CLX(Complex)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Ulsan Advanced Recycling Cluster)' 공사 현장에서 만난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T1 Squad PL은 이처럼 말했다.
SKGC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부지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
이곳에서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와 복합소재까지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과 해중합(플라스틱을 원료로 되돌리는 것), 열분해·후처리와 같은 3대 재활용 공정 설비를 모두 갖추기 때문이다.
신규 설비의 규모는 21만5000㎡(약 6만5000평)로 축구장 22개 크기다. 공사 현장에는 설비가 안정적으로 세워지기 위해 바닥을 다지는 기초 작업으로 분주했다. 아파트 10층 높이에 흙더미 위에 포크레인들이 올라 흙을 옮기고 있었다. 공사를 위해 필요 인력만 140만명으로 2025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2021년 455억달러(약 55조원)에서 오는 2026년 650억달러(79조원)로 연평균 7.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등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로 폐플라스틱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50년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SK 울산Comple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이날 찾은 울산 CLX는 SK그룹의 주요 에너지·화학 계열사에 생산 설비가 모여있다. 울산 CLX는 1964년 한국에서 최초로 정유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하루 8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단일공장 원유정제 생산능력(Capa) 기준 세계 3위로,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약 250만평 규모에 수 많은 설비들이 자리한다.
울산 CLX 전체는 파이프라인이 하얀 붕대처럼 시설을 감싸고 있다. 울산 CLX 파이프의 총길이는 약 60만km로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거리다. 파이프는 대부분 'ㄷ'자 모양이나 'ㄱ' 모양으로 굽혀지는 등 기상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장거리 송유관은 434km로 성남까지 이어져 있다.
제품을 저장하는 600여 개 탱크 볼 탱크도 자리한다. 탱크 지붕은 비축량에 따라 위아래로 오가는 부유식(플로팅 루프) 지붕이다. 이 저장 탱크에 꼭대기에 올라가려면 164개의 계단을 밟아야 한다. 봉 탱그에는 총 40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전 국민이 20일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최종 관제인 No.1FCC 조정실 바닥엔 내부 엔 노란 선이 그어져 있다. 선 안엔 수 백개의 스위치와 40여 개의 화면에 6여 명의 직원이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선 조정실 직원을 '보드 맨'이라 부른다. 이들은 최소 25년차 베테랑이다. 정동윤 SK에너지 No.1 FCC생산2 PL는 "스위치를 하나만 잘못 만져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노란색 안에 인가 받지 않은 인원은 들어갈 수 없다"며 "며 "CCTV로 모니터링하며 최근엔 로봇 개도 시범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울산 CLX 내 5·6 부두 입구 전경. 2022.10.07 aaa22@newspim.com |
공장 너머로 울산 부두가 한눈에 들어왔다. 울산CLX엔 1~8부두까지 총 8개의 석유·화학 제품을 선적할 수 있는 부두가 있다. 22척이 동시에 제품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난해 약 23조9000억원을 수출했다. 이는 전체 매출(34조1645억원)의 약 70%를 차지한다.
5·6부두에서만 매년 1억 7000만배럴의 석유 제품을 수입하고 9000만 배럴을 수출한다. 김기열 CLX대외협력실 부장은 "원유가 가득 담기면 배가 20m까지 가라앉아, 수심이 깊은 외항 부두에서 큰 배가 오간다"며 "고래잡이 항구로도 쓰였던 내항 부두의 수심은 8m로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크게 없어 태풍이 올 적에 제품을 정박해 두는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SK는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도시유전' 사업도 본격화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폐플라스틱이 탄소중립,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미래 자원으로 떠오르면서다.
SK는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세계 최대 도시 유전 기업'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K가 울산CLX에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하는 분야는 크게 순환 경제 구축(1.7조원)과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원)다.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 재활용에 나선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탄소 중립)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과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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