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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 초격차']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제2반도체 신화'

기사입력 : 2022년10월11일 15:43

최종수정 : 2022년10월11일 15:43

생산능력 1위, 글로벌 주요 제약사 고객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 2032년까지 7.5조 투자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가동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에 올라선 삼성의 바이오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이루며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과 생산(CDMO) 사업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허허벌판의 갯벌이던 인천 송도에서 직원 30명으로 시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매립지에 1공장 건설을 시작한 지 10여년만에 제4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CDMO 1위로 올라섰다. 사업 초기 제1공장 건설 현장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의 담당자들을 초청, 설득해 첫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켰는데, 현재는 글로벌 톱 제약사 20곳 중 12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증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은 약 60조원으로, 코스피 4위를 차지할 정도다.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 및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계속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CDMO 분야에서는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4공장에 이어 5, 6공장 건설에 나설 방침이다. 또 생산 기술과 역량을 고도화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더욱 굳히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바이오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4000명 이상을 직접 고용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 고도화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최근 바이오젠이 보유했던 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인수해 개발·임상·허가·상업화 등 바이오 R&D 역량을 내재화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모더나 백신 생산 과정을 통해 '검증된 실력'을 전세계 바이오 업계에 선보이기도 했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뒤 생산기술 이전 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으며, 짧은 기간에 높은 수율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백신 생산을 조기에 시작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도 스마트공장 인력을 파견해 공장 자동화 노하우 등을 지원했다.

이같은 성과는 삼성이 코로나 백신을 국내외에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로 이어졌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이를 통한 삼성의 미래 성장산업 선점 ▲압도적인 제조 기술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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