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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중국 유니콘] ④ '가성비 甲' 매너(manner)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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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점포서 프리미엄 커피 판매로 입소문
상하이 로컬 브랜드서 전국적 커피 브랜드로 부상
'초심' 상실, 규모화 발전서 '도전' 직면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커피. '차의 나라' 중국 역시 커피의 매력에 빠졌다.

중국 증권사 중진공사(中金公司)의 조사에서 2021년 기준 중국인들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년에 9잔으로 나타났다. 미국 340잔, 일본 293잔인 것과 비교하면 앞으로의 시장 성장 잠재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컨설팅(艾媒咨詢)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커피시장 규모는 3817억 위안(약 75조 116억 84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3~4년간 연평균 27.2%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 위안(약 197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커피 시장이 규모를 갖추기 시작한 초창기만 해도 스타벅스와 코스타 등 글로벌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한 2015년을 전후해 모바일 주문 서비스를 접목한 '토종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식회계로 논란이 됐던 루이싱커피(瑞幸咖啡)가 대표적이다.

매너커피(manner咖啡) 또한 거대 가능성을 지닌 중국 커피시장이 배출해 낸 '토종 스타트업' 중 하나다. 2015년 1호점 개설 이후 7년 여간 5회에 걸쳐 투자금을 차입, 28억 달러(약 3조 9794억 원)의 가치를 인정 받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 '맛'으로 승부, 공간 대신 '인구 유동량'에 초점

매너커피의 역사는 상하이 난양루(南陽路)에서 시작됐다. 커피 애호가였던 매너커피 설립자 한위룽(韓玉龍) 부부가 차린 2㎡ 짜리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설립자 부부가 함께 문을 연 매너커피 1호점은 상하이의 '핫플레이스'가 됐을 정도다.

 

[사진=바이두(百度)] 상하이(上海) 징안(靜安) 난양루(南陽路) 205호에 위치한 매너커피 1호점

매너커피의 첫 번째 성공 요인, 뻔하지만 '품질'에 있다. 작은 규모에 인테리어 역시 단출하지만 제품 단가는 루이싱커피보다 비싼 20~25위안 수준.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돌릴 수 없지만 '커피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는' 소비자들은 매너커피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매너커피는 원두 사용량을 크게 늘렸다. 보통 브랜드들이 커피 한 잔에 원두가루 18~20g을 사용하는 반면 매너커피는 원두가루 사용량을 25g까지 늘린 것이다. 깊어진 커피 맛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성공 요인 두 번째, 입지다.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인 만큼 큰 면적이나 인테리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매너커피가 임대하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인구 유동량'인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스타벅스 매장 근거리에 매너커피가 있다는 것. 스타벅스에 전면전을 위한 도전장을 낸 것이 아니라 인근의 유동 인구를 노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매너커피 매장 오픈으로 인근 스타벅스의 고객 유입량이 30%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한다.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와 달리 커피 맛 자체에 승부수를 걸고 매장 크기와 인테리어 등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이 매너커피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매너커피는 현재 베이징·청두(成都)·선전(深圳)·광저우(廣州)·항저우(杭州)·우한(無漢) 등 전국으로 사세를 확장 중이다. 중국 프랜차이즈 전문 모니터링 업체 지하이핀파이(極海品牌)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매너커피는 중국 12개 도시에 걸쳐 455개 매장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매너커피 매장 하나 가치만 1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 8월 23일 기준 스타벅스의 시가총액은 970억 6000만 달러. 2022년 회계년도 3분기 기준 전세계 매장 수는 1만 7898개인 점을 고려할 때 스타벅스 매장 하나당 가치는 3714만 위안으로 추산된다.

중국 토종 커피브랜드 1위 루이싱커피의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6억 9300만 달러로 7310개 매장 수 기준 매장당 가치는 346만 수준이다.

매너커피 매장 하나 가치가 스타벅스 매장 2~3개, 루이싱커피 매장 29개 가치에 맞먹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올해 상장해 최소 3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체적인 시점과 IPO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사진=바이두(百度)] 광저우(廣州) 멀티플렉스 톈환(天環·Parc Central) 지하 2층에 위치한 매너커피 매장

◆ 커피 '춘추전국시대' 맞은 中서 '장기 활로' 모색 필요성 커져

중국 최대 '국제도시'인 상하이에서 출발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부상했지만 매너커피의 장기 성장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데 더해 매너커피의 '컨셉'이 점점 애매해지고 있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먼저 상하이라는 '지역적 보너스'를 갖고 성장한 매너가 타 지역에서까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소득 수준이 높은 화이트칼라를 주타겟으로 비즈니스 지구나 백화점 등에 주로 매장을 냈지만 이국적 분위기가 짙은 상하이에서의 전략이 타 지역에서까지 성공을 거둘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국 매장의 70%(320개)가 상하이에 집중돼 있다.

우선 1선도시의 프리미엄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가 독점하고 있다. 매너커피 역시 2018년 투자금을 유지한 이후 매장 규모를 20~30평 내외로 넓히고 2020년 6월 이후에는 50평까지 확대하는 등 대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지만 고객 충성도가 높은 스타벅스의 적수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넓은 매장은 매너커피의 초기 컨셉과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2·3선 도시는 그야말로 커피 '춘추전국시대'다. 지역별 로컬 브랜드들이 현지 시장을 장악하고 타 도시 브랜드의 진입을 경계한다. 창사(長沙)의 스룽커피(是隆咖啡), 윈난(雲南)의 쓰예커피(四葉咖), 쑤저우(蘇州)의 다이수쉐자(代數學家)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너커피는 메뉴도 늘렸다. 한 가지였던 커피 메뉴를 늘린 것은 물론 베이커리와 직접 로스팅한원두·드립백커피 등 주변 상품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2022.10.19 hongwoori84@newspim.com

다만 업계는 매너커피의 최근 행보에서 '적자의 늪'에 빠진 밀크차 브랜드 '나이쉐더차(奈雪的茶)'의 과거를 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나이쉐더차 역시 무분별하게 규모를 늘리다가 결국 수 억 위안 대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바리스타가 부족하다는 점도 성장의 감점 요인이다. 프리미엄 커피를 추구하는 매너커피는 스타벅스나 루이싱과 달리 반자동 커피 추출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반자동 추출기로 만든 커피 맛이 전자동보다 좋지만 같은 맛의 커피를 계속해서 뽑아내기 위해서는 숙련된 바리스타가 필요하다.

실제로 매너커피는 바리스타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유능한 바리스타에겐 타 매장 대비 1000~2000위안 더 많은 급여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 차별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표준화 및 규모화 면에서는 도전이 될 수 밖에 없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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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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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시작되면 한·미 관계 좋아질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 간 최대 갈등 요소인 한국의 대미 투자 첫 사업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미 관계가 대미 투자 발표로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다. 미국이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를 2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이 부분에 대한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뉴스핌] 김예원 기자 =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0 yeawon2@newspim.com ◆대미 투자, 한·미 갈등의 시발점 대미 투자 지연은 한·미 관계의 발목을 잡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대미 투자를 독촉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내세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은 일본의 발빠른 투자 이행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미국과 5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한 일본은 올해 2월에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와 3월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3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매우 크다. 미국은 한국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상합의의 일부분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및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이 중단됐고 쿠팡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미국 기업 차별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와 함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 따른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관세 협상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만을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안전 보장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식의 합의여서 대미 투자가 안되면 외교 안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시간에 쫓기는 한국 한·미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미 투자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면 한·미는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발표 전후로 곧장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 재개를 비롯해 전시작전권 전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대미 투자 발표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를 조속히 정상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불편한 한·미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한국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다.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치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북·미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5.10.29 ◆한·미 관계 완전 회복엔 역부족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한·미 관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고 중요한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적 레토릭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일정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갈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늦은데다 규모도 미국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투자를 환영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미 투자가 신속히 진행됐더라면 한·미 관계 냉각이나 미국의 각종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 투자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겠지만 호르무즈 파병이나 추가 투자 요구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한데 묶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경제·산업 부처와 안보 관련 부처가 따로따로 영역을 나눠 미국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인 전략 조율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미 관계에서 관세와 투자, 첨단 기술, 공급망, 안보를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opento@newspim.com 2026-09-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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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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