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돌리기 방식' BW 인수 혐의 징역 5년·벌금 10억
대법 "배임액 350억 중 10억만 인정한 원심 잘못"
신라젠, 2년5개월만 거래재개…"주주들께 죄송"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자금돌리기' 방식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에 따라 다시 재판을 받게 된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0년과 벌금 200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27일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문 전 대표 등 신라젠 경영진들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1918억원이라는 막대한 이득을 취득한 피고인에게 국민과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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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파기환송 전 항소심에서 문 전 대표에게 징역 20년 및 벌금 2000억원, 추징금 854억여원,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병학 전 신라젠 감사와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벌금 1500억원 등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문 전 대표에게 파기환송 전 항소심보다 중한 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단에 따라 배임죄의 이득액이 10억원에서 350억원 가량으로 약 3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벌금형도 응당 상향된 선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문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징역형 외에 벌금형을 병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배임 및 횡령 사건은 벌금형을 임의적으로 병과하도록 돼 있고 다액의 벌금형이 선고되면 피해변제가 훨씬 어려워지거나 사실상 징역형이 추가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또 "신라젠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인수자금 마련 목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것일 뿐 개인적 이득을 얻고자 한 바가 없다"며 "소액주주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천문학적 숫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황도 살펴달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긴 시간 거래정지로 고생하신 주주분들에게 죄송하다"며 "(간암치료제) '펙사벡'이 세상에 나가는 시간까지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오는 12월 8일에 열린다.
앞서 문 전 대표 등은 지난 2014년 3월경 무자본으로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설립한 뒤 DB금융투자에서 350억원을 빌려 신라젠 BW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191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부당이득 액수는 BW 인수 당시 가액인 350억원만 인정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50억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부당이득으로 산정한 350억원을 액수불상으로 판단하고 벌금액을 10억원으로 대폭 줄였으나 대법원은 지난 6월 이러한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한편 신라젠 주식은 2020년 5월 4일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거래정지 됐다가 2년 5개월 만인 지난 13일 거래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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