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찬물에 타서 나눠 마시고 괭이로 탈출구 캐며 구조 기다려"
[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지난 26일 경북 봉화의 한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작업 중 갱도 내에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고립 221시간만인 4일 오후 11시3분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자력으로 탈출헤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고립 221시간이며 구조 작업 10일째이다.
경북 봉화의 한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4일 밤 11시3분쯤 구조당국이 갱도 고립 221시간만에 자력으로 탈출한 고립 작업자들을 부축해 갱도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소방청]2022.11.05 nulcheon@newspim.com |
소방 등 구조당국은 5일 오전 9시 광산 사고 현장에서 구조 관련 마지막 브리핑을 갖고 '갱도 내 구조 작업 중 고립 광부들이 자력으로 탈출해 구조대원들과 조우하는 극적인 순간'을 설명했다.
고립 광부 2명이 극적으로 탈출하던 당시 갱도 구조 현장에서 구조작업에 주력하고 있던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립 광부들이 갱도를 걸어나오자 구조작업자들이 이름을 막 불렀다. 그 형 하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 광부들의 의식이 명료하고 건강해 보였다. 구조작업자들을 발견하고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방 구조팀장은 "고립 광부들이 걸어나오는 모습을 처음 발견한 구조작업자가 구조작업자들을 향해 '빨리 오라'고 소리치고 '고립 광부들에게 달려가면서 그 자리에 앉아계시라'며 달려가 고립 광부들을 부둥켜 안고 울면서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대화를 나누었다"라고 당시의 극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경북 봉화의 한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4일 밤 11시3분쯤 고립작업자들이 자력으로 탈출해 건강한 상태로 걸어나오자 구조작업자들이 부등켜 안으며 생존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경북소방본부]2022.11.05 nulcheon@newspim.com |
구조당국은 "발견 당시 두 사람은 폐갱도 내에서 비닐조각을 모아 천막처럼 둘러 바람과 추위를 막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립 광부들이 추위와 저체온증 등을 이겨내기위해 갱도 내에 비닐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데 (고립 광부들이)이 아마도 이 광산에 오랫동안 근무했기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4일 오전 9시 경북 봉화의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이 '고립 광부들의 자력탈출을 통한 구조 순간'을 설명하고 있다. 2022.11.05 nulcheon@newspim.com |
생환광부들은 사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물과 커피믹서를 찬 물에 풀어 나눠 먹으며 추위와 굶주림을 견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립 광부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참아가며 괭이 등으로 탈출로 굴진작업에 매달려 갱고 10m 가량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봉화 '광산 매몰사고' 관련 자력탈출해 생환한 광부들의 응급 진료 결과를 발표하는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2022.11.05 nulcheon@newspim.com |
생환 광부들은 5일 현재 안동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앞서 생환 광부들 2명은 전날 밤 11시3분쯤 자력으로 고립 갱도를 탈출해 구조대원들로부터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검사를 받았다.
응급의학과장은 혈액검사와 영상의학검사 결과 "건강 상태가 나쁘지 않으며 장기간 영양공급이 안됐으므로 수액치료 등 보존치료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환 광부들은 5일 새벽 2시쯤 일반병실로 이동, 입원했다.
안동병원 측은 "정밀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전체적으로 생환 광부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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