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 대표 지분 있다고 들어...대선·노후자금 목적"
김만배·정영학은 반박
진술 엇갈려 진실공방 장기화 전망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두고 대장동 일당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실소유주 논란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재판' 공판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놓고 대장동 일당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에서 민간업자에게 돌아간 이익의 30%인 1208억원을 받아서 가장 많은 몫을 챙겼다. 또한 지난해 10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면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대화를 주고받은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되면서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주어진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사용 목적이 대선 자금이었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
남욱 변호사는 "지분이 이 시장의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이었느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 질문에 "대선을 염두에 두셨던 것으로 알고 있고 2014년은 제가 선거자금 드렸고 2017년 재선 경선, 2018년 도지사 선거, 2021년 대선, 이후로는 노후자금 정도로 생각하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재판에서는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지분이 있었다는 것을 김씨로부터 들어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한 남 변호사는 이 대표의 지분에는 유 전 본부장, 정 실장, 김 부원장의 몫도 포함돼 있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앞서 검찰 조사에서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지분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대체로 침묵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실소유주 의혹이 불거졌을때부터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본인"이라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정영학 회계사도 지난달 28일 재판에서 남 변호사가 '김씨로부터 이 대표 측 지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진술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며 반박했다.
대장동 일당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재판부는 향후 진술에 따라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김씨 주장대로 김만배씨 소유로 판단하거나 남 변호사 진술대로 유 전 본부장, 정 실장, 김 부원장 몫으로 결론 지을 수도 있다.
김씨의 진술이 재판부 판단에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 변호사의 법정 진술이 대부분 김씨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310조2에서는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 변호사의 진술이 실제 증거로서 효력을 가지려면 김씨가 해당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김씨가 기존 주장을 이어갈 경우 진실공방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