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일제히 상승 중이다. 미 달러화의 가치는 3개월래 최저로 떨어졌으며 미 국채 금리도 하락 중이다.
전일 예상과 달리 매파적이지 않았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뉴욕증시가 랠리를 펼친 데 이어 이날도 미 증시의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오전 8시 20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S&P500 선물은 9.50포인트(0.23%) 상승한 4090.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 대비 21.50포인트(0.18%) 오른 1만2063.75달러에, E-미니 다우 선물은 25포인트(0.04%) 오른 3만462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미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행사에 참석한 파월 의장이 빠르면 12월에 긴축 속도의 둔화를 시사하면서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미 달러와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의장은 "연준이 빠르게 금리를 올렸고, (이것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늦추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12월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1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 유력해졌다. 이 경우 미국 기준 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로 높아진다.
파월 의장은 "현시점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둔화하는 것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며 "갈길이 멀다"고도 덧붙였다. 또 "물가에 일부 진전이 보이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갈 길이 멀다"고 말해 금리 인상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시장은 12월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고,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2.18%, S&P 500지수는 3.09%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1% 급등했다.
주요 지수는 기술적으로 중요한 고지도 넘어섰다. S&P500은 200일 이동 평균도 돌파했으며, 다우존스 지수는 9월 저점 대비 20% 오르며 약세장에서 벗어났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앞서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연준이 보다 작은 단계(적은 폭의 금리 인상)로 움직이는 편이 신중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언급했다.
이날 나온 노동시장 지표는 고용시장 열기가 완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연준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타이트한 고용 상황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이어갈 여지가 있다고 언급해왔는데, 뜨거운 고용시장의 열기가 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의장의 발언에 앞서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부문 고용 증가세는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에 따르면 11월 민간 부문 고용은 12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망치(20만명 증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월의 23만9000에서도 대폭 증가 폭이 줄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러한 수치는 올해 1월 이후 최저치다.
10월 미국 내 구인건수(채용공고)도 1030만 건으로 9월의 1065만3000건에 비해 35만3000건에 비해 35만3000건 줄었다.
특히 연준이 노동시장 과열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주시하는 실업자 한 명당 구인 건수 비율은 9월 1.9명에서 1.7명으로 떨어졌다.
간밤 뉴욕증시에 이어 이날 아시아 증시도 파월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시사 발언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이날 아시아 증시를 견인했다.
중국의 방역 최고 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는 3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 오미크론의 병원성 약화와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전염병 예방과 통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고위급 관계자가 바이러스의 성질 변화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수정을 모색하고 있다는 새로운 신호라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중국의 최고위 관리가 바이러스의 성질 변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의 발언은 중국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출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일즈포스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날 예정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등으로 쏠리고 있다.
크로거, 달러트리,울타뷰티 등의 기업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개장 전 특징주로는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종목명:CRM)의 주가가 개장 전 7% 넘게 급락 중이다. 시장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4분기에는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한 여파다. 여기에 브렛 테일러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SNOW)도 주가가 개장 전 6% 가까이 하락 중이다. 3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에 시장은 실망했다.
여성 속옷 전문기업 빅토리아스 시크릿(VSCO)의 주가는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한 여파에 주가가 4% 넘게 빠지고 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순이익은 예상을 6센트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인증 서비스 제공기업인 옥타(OKTA)는 월가 전망을 대폭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주가가 16% 폭등하고 있다. 회사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월가 추정을 웃돌았다.
미국판 다이소 파이브 빌로우(FIVE)의 주가도 개장 전 9% 넘게 전진 중이다. 회사가 월가 전망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고 4분기 실적 전망도 상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