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 조사
김 청장 "숨김과 보탬없이 성실히 조사 임하겠다"
1차 신병처리 후 행안부‧서울시 등 본격 수사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에 착수했다. 특수본은 피의자들에 대한 1차 신병처리가 마무리되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윗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일 오전 브리핑에서 "금일 10시부터 서울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의 혐의에 대해 김 대변인은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군집한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서울경찰청의 사전‧사후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금일 다중운집행사를 대비한 서울청의 사전 안전관리대책수립과정, 당일 저녁 112신고처리 및 사후구호조치의 적절성 등 전반에 대해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소환 조사에 앞서 경찰청 특별감찰팀으로부터 감찰자료를 넘겨받은 뒤 전날 김 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로 특수본에 입건된 경찰 간부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김 청장은 참사 발생 1시간21분 뒤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6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보고를 받고 참사 상황을 처음 파악했다. 그는 당일 서울청 사무실에서 집회관리 업무를 한 뒤 강남구 자택에 있다가 이 전 서장의 전화를 수차례 놓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특수본이 위치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했다. 김 청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달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숨김과 보탬없이 성실히 대답했다"며 "오늘도 숨김과 보탬없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치안 총 책임자로서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이 있냐'와 '사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에서 피의자 조사 출석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02 pangbin@newspim.com |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특수본 수사 선상에 올리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소방노조의 이상민 행안부 장관 고발 건에 대해선 "특수본에서 공수처에 통보했고, 현재까지 공수처에서 수사 개시 여부에 대한 통보는 없었다"며 "공수처 판단과는 별개로 특수본에서는 기존 행안부 수사와 병행해 통상의 고발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지난 한 달간 대규모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17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선 조사를 마무리하며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 중이다.
김 대변인은 "1차 신병처리가 마무리 되면, 추가 입건된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병행하면서 행안부와 서울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장신청은 다음 주 초까지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밀톤호텔 이모 대표이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특수본에 출석했다. 이씨는 이날 10시 12분께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도착했다. 취재진을 향해 "희생된 분들에게 마음속 깊이 애도를 다하고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과의 유착관계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