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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끌려가면 '죽음' 절대 가지마 ! 소름끼치는 중국 코로나 병동

기사입력 : 2022년12월05일 16:58

최종수정 : 2022년12월08일 09:13

멀쩡한 주민 오진으로 강제 야전병원행
음성 확인에도 안풀어줘 병원서 감염
12일후 병원 나온뒤 또 7일 시설격리
중국서 코로나 감염되면 '죽음'
환자 장사 '팡창' 쇼 비난 지적도
강압적인 병원 격리 불안감 고조
걸려도 절대 병원 가지말고 버텨야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나는 오진을 받고 어이없이 병원에 끌려가 임시 병원(方舱) 병상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베이징 인근 텐진에 사는 기자의 중국인 친구 왕(王)씨는 11월 23일 새벽 다급한 전화 벨 소리에 잠을 갰다. 전날인 22일 받은 핵산검사 의 한 시험관 (10명 한통)에서 양성이 확인된 것이다.

물론 왕씨가 최종 감염자인지는 알 수 없다. 23일 새벽 3시에 재검을 받았고 오전 7시 또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날 오후 4시 120 구급차가 왕씨를 임시병원(方舱, 전시관 등에 설치한 야전 병원)으로 데려가 격리 입원시켰다.

왕씨는 코로나19가 전염은 빠르지만 치사율과 증증 우려가 낮아진 점을 생각하면서 별로 긴장을 하지 않았다. 이 무렵 순춘란 국무원 부총리도 매체에 나와 연일 치사율이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은 무슨 약이냐 뭔 치료법이 있다고. 그냥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는 거지". 23일 저녁 의사에게 약 처방과 치료는 언제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툭 쏘아붙이고 지나친다. 왕씨는 순간 얘기를 잘 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번 물었다. 의사는 그낭 잠자코 있으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11월 23일 입원한 왕씨는 아무 치료 없이 세끼 밥만 먹고 4일을 보냈다. 27일 왕씨는 텐진 디지털방역 앱을 검색해본 뒤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했다. 병원에 끌려오던 23일 시행한 자신의 핵산 검체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기록돼 있었다.

검사 당국의 오진에 의해 양성 걈염으로 분류됐다는 얘기다. 멀쩡한 사람이 23일 부터 27일까지 코로나 환자로 오진을 받아 야전 병상에 갇혀 감염 환자들과 함께 생활을 해온 것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2월초 베이징의 한 봉쇄 아파트를 찾아 격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던 방역 요원이 손을 들어 사진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2022.12.05 chk@newspim.com

더 황당하고 끔찍한 일은 그 다음부터 벌어졌다. 왕씨는 의사에게 "나는 음성이다. 빨리 퇴원 절차를 밟아달라"고 부탁했다. 어이없게도 의사는 "여기있는 사람중에 당신만 음성이겠는가"라고 말하면서 그냥 잠자코 있으라는 투로 위협하듯 쏘아붙였다.

'음성을 양성으로 둔갑시키고 숫자를 조작한다는 건가'. 왕씨는 도대체 악몽을 꾸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 여기저기서 들리는 고함과 절규는 이 모두가 현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곁의 환자는 휠체어를 탄 시각 장애인이었는데 환자 가족인 듯한 여성이 양성이 아닌 엉뚱한 사람을 잡아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비명과 절규하는 목소리에 병원이 떠나갈 것 같았다.

왕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병원엔 경찰도 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음성 확인이 됐으니 곧 내보내 주겠지". 자포자기하고 그냥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음성인 사람을 계속 가두고 있는 것, 누가봐도 텐진의 코로나 임시병원은 인권침해 현장 이었다.

최근 중국 SNS에 왜 '강제 병원 격리를 피할 10대 수칙(요령)'이라는 문자가 나도는지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 임시병상에 끌려가면 험한 꼴 당한다. 어떻게 해서든 끌려가지 않는게 상수다. 중국 공민은 병상에 강제 격리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수칙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방역 정책 완화 움직임과 상관없이 코로나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세요". 베이징 한 중국인 친구가 12월 2일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와 절대 코로나에 감염되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는데 기자도 이제서야 왜 그가 이런 얘기를 귀뜸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왕씨는 코로나 임시병원에 끌려간지 6일째인 28일 부터 매일 핵산 검사를 받았다. 결국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병원 격리 열흘 가까이 되는 날인 12월 1일 왕씨는 정식으로 핵산검사 양성 판정을 받았다.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자신이 직접 코로나 '병원 감염'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11월 23일 왕씨가 병원에 입원할 땐 환자가 몇명 안됐다. 열흘이 다 돼가면서 680개 침대가 꽉 찼다. 그동안 병원이 왕씨에게 해준 것은 하루 밥 세끼 준게 거의 전부다. 사람들중 누군가 임시병원이 환자 장사, '팡창(方舱) 쇼'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중국 핵산검사 정책이 오락가락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12월 5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 한 주민이 텅텅 빈 거리의 핵산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2022.12.05 chk@newspim.com

"국가는 감염 환자 치료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데, 해당 병원들과 관련자들은 그 돈으로 뭘하는 것인가. 국가가 내려보낸 혈세 예산을 누가 착복하는 건가". 왕씨는 병원 감염이라는 자신의 억울한 사정도 기가 막혔지만 누군가가 '팡창 쇼'를 통해 나랏 돈을 갈취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졌다. 서방 국가 같으면 나라가 뒤짚힐 일이다.

입원 전부터 발열 감기 증상이 있었고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진짜 감염자'들은 열흘 정도 시간이 지닌뒤 퇴원했다. 병원에서 감염이 된 왕씨의 경우는 오히려 이틀이나 더 긴 12일을 격리해야했다. 물론 퇴원후엔 다시 7일간 시설 격리가 기다리고 있다.

왕씨는 자신에 대한 양성 감염 오진이 단순한 실수같지 않다고 여긴다. 검사 결과가 석연치 않고 왠지 조작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장씨는 '막후의 검은 손은 누구인가' 라며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왕씨의 사례는 치료를 위한 격리가 아니라 사실상 감금이나 마찬가지다. 왕씨는 12일 동안 '감금'후 12월 4일 풀려났다. 하지만 곧바로 집으로 못가고 시설에서 또다시 7일을 격리해야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왕씨의 분노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보인다.

누구보다 선량하고 국가적 자부심이 강했던 왕씨. 하지만 어이 없는 제로코로나 방역이 나라를 향한 그의 로열티를 차갑게 가라앉혔다. 기자가 요즘 만나고 연락하는 중국인들 가운데 공산당의 제로코로나 방역정책이 옳다고 옹호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12월 4일 오후 코로나 방역 상황을 스케치하러 베이징 시내로 향하는 택시안. 기사는 기자가 외국인인 걸 알고 "중국의 방역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정작 국민은 그 정책을 반대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한국이나 대만 등은 여러 당파가 있으니 정책을 놓고 경쟁을 하지요. 이 과정에서 자연히 나쁜 정책은 폐기가 되죠. 하지만 중국은 당이 하나라서 정책이 쉽게 바뀔 수 없어요".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한 인민들의 불평이 체제 불만을 잉태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기사중 소개한 왕씨 사례는 그가 SNS에 올린 '나는 야전 격리 병원에 끌려와 코로나에 걸렸다'는 체험담을 본뒤 뉴스핌 기자가 4일 직접 왕씨와 문자로 인터뷰한 내용임>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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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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