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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 ③ 8000년전 고대사 비밀 품은 어업전진기지 죽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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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해파랑길 "수로부인의 戀情을 만나다"
후포항서 북면 '할무개' 포구까지 200리 청람빛 파도길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수로부인과 용의 길'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 작은 갯마을인 대가실 포구. 코발트빛 겨울바다가 짙은 푸른 물을 쏟으며 가슴 속으로 밀려온다.

삼라와 만상이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새봄을 준비하기 위해 차운 겨울 속으로 발길을 놓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드라마세트장과 하트해변, 스카이레일, 청람빛 바다가 있는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가실해변. 2022.12.11 nulcheon@newspim.com

프랑스의 인류학자 반 제넵은 그의 유명한 저서 '통과의례(通過儀禮, passage rite)'를 통해 사람의 일생을 '자연의 순환'으로 환치했다.

반 제넵은 사람의 일생인 '출생·성장·생식·죽음'을 '통과의례'라는 용어를 사용해 모든 의례가 '분리(分離)—전이(轉移)—재통합(再統合)' 등 3단계의 보편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며 자연의 순환인 '봄-여름-가을-겨울'로 설명했다.

때문에 사람의 일생 중 마지막 의례인 '죽음'은 재통합의 의미에서 '마감'이 아니라 '재통합을 위한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울진의 새벽은 포구로부터 온다.

도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짙푸른 빛깔의 겨울바다가 흰 포말을 뿌리며 청람빛으로 몰려온다.

속이 훤하다. 온몸이 금세 푸른 물에 물들 듯 청람빛 울진바다는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매혹적이다.

동해안 해파랑길의 백미인 '울진 200리 해파랑길'[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해파랑길 중 '200리 울진구간'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

'해파랑길'은 '동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삼아 걷는다'는 뜻을 지닌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10개 구간 50개코스를 지닌 770Km의 '걷기 길'이다.

이 중에서도 동해안의 절경과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117Km의 울진 구간'은 청람빛 바다와 동해로 치닫는 강과 이를 터전으로 삶을 일궈 온 갯사람들의 곡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최고의 '힐링에코로드'이다.

'해양관광도시'인 울진군의 남쪽 관문이자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의 주산지 후포항에서 '전국 최고의 자연산 미역' 주산지인 북면 고포(姑浦 할무개)포구까지 푸른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어지는 200리 해안길은 '님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울렁거리는' '수로부인의 연정의 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등대와 고려시대 왜구퇴치위해 조성한 전죽숲.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8000년전 고대사의 비밀을 품은 외세저항 현장...어업전진기지 죽변항

울진의 북쪽 관문이자 해산물의 보고이자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의 옛 이름은 '죽진(竹津)'이다.
낙동정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룬 동해안 천혜의 항구이다.

죽변항을 에돌아 감싸고 있는 죽변곳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패총무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 삼국시대 당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죽변성 유적과 당시 사용했던 '전죽(箭竹; 대화살촉을 만든 시누대의 일종) 숲'이 해풍을 머리에 이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동북아 수탈의 현장'인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 '노'와 '목재선박 목편'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울진 죽변항 일대가 동해연안 고대사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사고고학적 유적지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2010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즉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출토된 목재유물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BC 5500년 전)에 낚시 도구를 싣고서 물고기잡이에 쓰인 '목재 선박'과 '노(櫓)'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죽변지역이 동해연안 고대사의 현장임이 재확인됐다.

'전죽' 숲은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군사용 대숲이다.

울진군은 전죽 군락지를 '대숲길'로 조성하고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변등대를 품고 해안절벽을 끼며 조성된 하늘을 덮은 대숲길에 들어서면 세상은 고요하고 오로지 절벽을 부딪는 푸른 파도소리뿐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죽이 울진지방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의 군락지인 '대가실(죽변항 북동쪽 나들목)'은 국가적 요충지이자 외세 저항의 역사적 현장임을 보여준다.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전죽(箭竹) 숲을 돌아 나오면 '드라마셋트장'과 '하트해변' '죽변등대'로 이름난 '죽변대가실' 해변을 만난다.

대가실 해변의 '하트해변'은 청람빛 바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울진바다의 정수이다.

두발을 담그면 청람빛 바다가 금세 온 몸을 물들이듯 가슴 속엔 어느새 울진의 바다가 출렁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죽변항의 새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죽변항 스카이레일'. 2022.12.11 nulcheon@newspim.com

건듯 부는 바람 속으로 '죽변항 스카이레일'이 흰 포말로 부숴지는 파도 위를 느릿한 속도로 지난다. 지난 해 첫 선을 보인 '죽변항 스카이레일'은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과 봉개포구(봉수동, 烽燧洞), 후정해변을 잇는 '바다 위 레일'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죽변항의 관광명소이다.

◆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을 캐는 아이콘…봉평신라비

죽변항의 인근에서 주목할 만한 역사유적지는 '울진 봉평 신라비'이다.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해산물의 주산지인 죽변항과 청람빛 바다를 가슴가득 들이는 대숲길과 함께 반드시 들러봐야 할 역사명소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신라 고대사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경북 울진의 '봉평신라비'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울진봉평신라비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비 중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석비이다.

학계에서는 지금도 봉평신라비의 완전한 성격을 구명하지 못하고 있다. 음각된 문자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한 까닭이다.

몇 해 전 울진군은 국비를 지원받아 한국 고대사의 현장인 '죽변 봉평리'에 '울진봉평신라비 전시관'을 조성, 개관했다.

특히 야외 전시관에는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고비석을 원형에 가깝게 제작.전시해 '고 비석 산 교육장'으로 거듭났다.

하늘에서 본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의 죽변항.[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은 동해안 해산물의 '종다양성의 보고'

죽변항이 주목받는 까닭은 비단 이것에 머물지 않는다.

죽변항이 동해안 제일의 항구로 각광받는 까닭은 대게와 방어와 오징어와 대구와 미역과 고등어와 꽁치 등 동해안 어종의 '종 다양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생태자연사박물관임과 동시에 전통문화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민속(民俗)의 보고라는 점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안의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자 해양생물 종 다양성의 보고인 울진 죽변항.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또 여기에 동해안 인류의 시원지라는 역사성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오롯이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죽변항은 지난 2002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항수질개선 대상 어항'으로 선정되어 동·남방파제 연장신설을 비롯 물양장 정비, 수제선 정비 등 동해안 제일의 어항으로 위용을 갖춘데 이어 최근 '죽변 미항사업'과 '죽변항이용고도화 사업'을 통해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 울진군은 한국 동해안의 어로기술의 발상지이자 해양민속의 보고인 죽변항을 해양역사문화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하는 등 '죽변항 르네상스'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수협의 공개위판을 기다리는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 대게 입찰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생태관광의 정수

겨울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활어처럼 바다를 차고 튀어 오르는 포구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조업철인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죽변항에서는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조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역동적 드라마는 죽변수산업협동조합(죽변수협)과 죽변항을 삶의 무대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의 펼치는 '해산물 위판 풍경'이 그것이다.

오전 8~9시. 어부들과 대게상인들과 중매인들 그리고 죽변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로 왁자한 죽변수협 위판장이 호루라기 소리에 정적을 되찾는다.

'울진대게' 공개위판을 알리는 소리이다.

죽변수협의 공개 위판은 경매방식으로서 죽변수협으로부터 위판 허가를 득한 중매인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명 후다를 이용한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죽변항에는 15~20명의 중매인이 활동하고 있다.

또 울진의 남쪽 관문인 후포항에는 40명의 중매인이 위판가격을 결정한다.

죽변항과 후포항을 이용하는 모든 어선은 반드시 위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죽변수협 직원인 경매사가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며 가지런히 진열된 대게 앞에 서면 중매인들이 일제히 '대게 1마리의 가격'을 기입한 '후다(나무조각으로 만든 경매용 도구)'를 경매사에게 제시한다.

경매사는 후다를 내미는 순서대로 받아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다.

경매사는 중매인이 제시하는 순서대로 '후다'에 적힌 가격을 재빠른 눈길로 읽어내고 기억한다.

이렇게 중매인이 제시한 가격을 일람한 후 경매사는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한다.

대게는 주로 크기별로 구분해 진열해 놓은 무더기별로 경매를 붙인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경매를 붙인다.

경매위판이 시작되면 흥청거리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중매인들의 눈초리는 경매사의 눈길과 표정에 꽂혀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대게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게 위판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죽변수협의 대게 위판과정은 죽변항을 무대로 삶을 버팀해 온 어업인들의 어로문화가 오롯이 담겨있는데다가 매우 긴박한 속도로 치러지면서 위판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보듯 보는 이들에게 긴장미를 안겨준다.

최근에는 죽변항의 드라마틱한 위판과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외지인들이 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죽변항을 찾는 등 위판과정이 죽변항 생태관광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위판 순서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위판을 받으면 그만큼 빨리 외지로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변항의 자망어민들은 자율적으로 조(組)를 나눠 위판순서를 정해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를 대게잡이 어민들은 '굴뚝차례'라고 부른다. 가장 먼저 위판을 한 사람은 다음날에는 순번이 가장 늦게 배정되는 방식이다. 죽변항 어업인들의 어족자원 보존을 위한 생태어로의 특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대목이다.

한 무더기의 대게 위판이 끝나면 이내 옆자리에 진열된 대게 무더기로 이동해 순차적으로 위판이 진행된다.

위판이 끝난 대게는 미리 기다리고 있는 활어차 등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는 항구에 정박해 위판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대게잡이 어선이 어창에서 대게를 끄집어 내 진열한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진열해 경매를 붙인다.

죽변항 대게 첫 입찰을 보기위해 전날 죽변항을 찾았다는 김태우(58, 대전시)씨는 "속이 꽉찬 울진대게를 맛보기 위해 기족과 함께 죽변항을 찾았다"며 "특히 죽변항의 공개위판 과정은 매우 긴장감있게 진행돼 묘미를 준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의 해넘이.해돋이 핫플로 각광받는 '울진 남대천 은어아치보행교'[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동해안 최고의 '일출명소'…울진 남대천 銀魚아치 보행교

"맑은 햇살이 부서져 은빛 해비늘이 돋는 코발트빛 바다, 신라 수로부인의 은밀한 연정과 망양정.월송정의 200리 관동팔경을 따라 석류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스토리텔링, 후포.죽변항이 풀어놓는 싱싱한 먹을거리, 은어와 연어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를 좆아 빠져드는 힐링"

울진의 옛 이름은 '선사(仙槎)'이다.

'신선이 떼배를 타고 유유자적 자연에 묻혀 삶을 영위하는 고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울진은 예부터 '신선의 땅'으로 불렸다.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미역'을 얻기 위해 울진의 사람들은 아마득한 시절부터 오동나무로 엮은 '떼배'를 이용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특산물인 자연산 돌미역 채취 운반선인 '떼배'와 돌미역 채취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지금도 울진미역철인 4월에 울진을 찾으면 '떼배'로 싱싱한 돌미역을 건져 올리고 뭍으로 나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돌미역 주산지인 '짬'에서 해녀들이 건져 올린 돌미역을 가득 싣고 떼배를 저으며 바람을 따라 뭍으로 오는 어부의 모습은 한편의 그림이자 오랫동안 울진사람들이 지켜 온 '생태어로'의 역동적 현장이다.

울진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핫플레이스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

은어와 연어 회귀천인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말루.현내항을 잇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는 동해안 최고의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와 강이 맞닿은 곳에 조성된 '은어아치 보행교'를 배경으로 동해의 부상(扶桑)을 박차고 떠오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엄'이다.

때문에 사철 전국의 사진 마니아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울진군은 은어아치다리와 이마를 맞댄 염전해변에 오토캠프장을 개설했다.

염전해변은 1960년대까지 왕성하게 생산되던 전통 천일염인 '울진 토염(土塩, 炙塩)' 생산 현장이다.

이곳 울진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울진 십이령 바지게길'을 통해 영주, 봉화, 안동 등 영남내륙으로 유통되었다.

'울진의 젖줄' 왕피천과 왕피천 공원을 잇는 '왕피천 케이블카'[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염전해변과 맞닿은 곳은 우리나라 '친환경생태농업'의 발상지인 '왕피천 공원'이다.

우리나라 전통 자연관인 풍수설에 근거한 '비보(裨補)' 숲을 품은 가족 공원이다.

작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곤충박물관, 왕피천케이블카, 안전체험관, 놀이공원 등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즐길거리가 수두룩하다.

또 인근에는 '울진의 젖줄'인 왕피천을 끼고 발달한 망양정해수욕장과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望洋亭)을 만날 수 있다.

◆신라 수로부인이 펼친 열정의 스캔들'현장…기성 조도잔(鳥道棧)

코발트빛 바다와 붉은 장엄이 연출하는 빛깔은 가히 자연만이 가져다주는 '황홀'이다.

송강(松江) 정철(鄭澈)선생이 일찍이 울진 망양정(望洋亭)을 찾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한 '천근(天根 하늘뿌리, 수평선)'이 '푸른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을 선사한다.

망양정이 본래 기성면 망양리에서 이곳 근남면 산포리로 이건하기 전 송강(松江) 정철선생이 밟은 망양정은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 위에 자리를 틀고 있었다.

이는 조선조 최고의 진경화가인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望洋亭圖)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는 그야말로 해안 기암절벽에 단아한 모습으로 푸른 동해를 조망하는 당시의 망양정을 실사(實寫)처럼 보여준다.

파도가 햇볕에 흰 포말을 유리알처럼 부수며 해안절벽을 오르는 모습은 상상 속에서도 황홀 그 자체이다.
망양정에는 사뭇 가슴을 치는 수로부인의 연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관동팔경의 하나인 '울진 망양정(사진 위)'과 옛 망양정 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남편인 강릉태수를 만나기 위해 당시 신라 수도인 동경(현 경주)을 떠나 험한 파도 넘실대는 바다길을 따라 먼 여정에 나선 수로부인이 울진 땅 기성에 도착해 '열정의 스캔들'에 빠진다.

삼국유사는 수로부인이 얽힌 소중한 사랑의 노래 두 편을 남겼다.

하나는 '헌화가(獻花歌)'이며 또 하나는 '해가(海歌)'이다.

최근 영덕군이 진작에 새천년도로를 개설하면서 수로부인 설화를 차용해 관광명소 조성에 나선 강원도 삼척시에 '헌화가 발상지는 영덕'이라며 화살을 날렸다.

영덕군은 몇 해 전 '수로부인 헌화가 재조명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영덕군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고, '임해정이 울진 월송정 인근'이라고 제시해 두 지자체 간 논란에 불을 당겼다.

당시 심포지엄에서 전영권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학)는 '수로부인 행로의 문화.역사.지리적 분석'이라는 학술논문을 통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배경 발상지"라며 이의 근거로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의 배경과 굴곡포의 지형적 배경이 맞아떨어지고, 굴곡포로부터 이틀거리인(1일 도보 30Km 기준) 울진 평해 월송정이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에 나오는 임해정"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에 근거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일 경우 울진군 월송정 일원은 삼국유사의 '해가'의 발상지인 '임해정(臨海亭)'이 유력해지며 이와 반대로 삼척시의 주장대로 '삼척 새천년도로 일원이 해가의 발상지'이면 '울진은 헌화가의 발상지'가 되는 셈이다.

최근 일부 사학자들과 울진지역 향토사학가들은 "울진 기성 옛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배경지"임을 비정한 바 있다.

실제, 조선 숙종.영조 대의 뛰어난 문인인 옥소(玉所) 권섭(權燮, 1671~1795)의 '玉所稿' '遊行錄' 권二에 "임의(해?)대(臨猗(海?)臺)는 망양정 아래에 있다"는 기록에 미루어 옛 망양정 부근이 임해대(정)로 확인될 경우, 울진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역사문화적 배경지'로 새롭게 조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옥소 권섭 선생의 '기성팔경' 등 옛 문헌기록에 나타나는 기성 망양리의 해안 절벽을 잇는 옛길인 '조도잔(鳥道棧)'으로 미루어 '기성 망양 해안'이 수로부인의 해가(海歌)의 현장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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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들으며 쉬어가요"…한강 달군 청년버스킹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청년 버스킹 축제가 열렸다.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강에 청년 음악가들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즐겼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비트박서' 잭브라이언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1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막을 올렸다. 이날 축제에는 제4회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에 참여한 청년 뮤지션들을 비롯해 재즈밴드와 비트박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한낮의 햇볕은 강했다. 그럼에도 한강에 특별히 마련된 공연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야외 공연장 주변에는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시민부터 아이를 업고 공연을 찾은 가족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한강의 가을 정취와 음악을 함께 즐겼다. 축제의 문은 김루꾸밴드가 열었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과 자작곡 '적당히 좀 예뻐' 등을 선보이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호응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앙코르 요청이 나오자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으로 화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참가자 도이주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도이주는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재즈와 인디 감성을 오가는 음악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을 담은 미발매 자작곡도 선보이며 차분하게 무대를 채웠다.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의 무대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그는 입과 호흡만으로 여러 악기에서 나는 듯한 소리를 구현하며 '도파민'을 선보였고, 객석에서는 "잘한다"는 감탄과 박수가 잇따랐다. 무대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매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금천구에서 온 60대 김모 씨는 평소 남편과 한강을 자주 찾는다며 "날씨도 좋고 음악까지 들으니 평소보다 더 흥겹고 행복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공연보다 이렇게 야외에서 즐기는 공연을 더 좋아한다"며 "향수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리면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경기도 성남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40대 정모 씨는 지인을 통해 한강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서는 비트박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실내보다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만 멀어져도 공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음향과 홍보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시민들의 호응 속에 무대는 계속됐다. 무대 중후반에는 '히든스테이지' 대상 수상자인 심각한 개구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대상 수상자 심각한 개구리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최근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받은 곡 '추락한 개구리'를 발매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심각한 개구리는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그런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서로 손을 잡으며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곡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에는 '히든스테이지'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윤태경은 "10년 전 '슈퍼스타K5'를 통해 데뷔한 뒤 한강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며 목청껏 노래하다 종종 민원 때문에 쫓겨나기도 했다"며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의 주인공처럼 노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호응을 잘해주시는 분들께 맛있는 선물도 드릴 테니 공연을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4' 최우수상 수상자 윤태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17 yeawon2@newspim.com 공연장 한쪽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 2.0'에서는 초량·후암·연희·성수·삼청·도화·낙원 등 서울의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직접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여러 향을 맡아본 뒤 원하는 향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친구들과 시험을 마친 뒤 기분 전환을 위해 용인에서 왔다는 17세 이모씨도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겼다. 이들은 "멀리 있다가 음악 소리가 들려서 와봤는데 노래를 다 잘하시는 것 같다"며 "향수 체험도 해보려고 한다. 연희와 낙원 향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 광장에서 시민들이 현장 체험 부스(서울의 향을 찾아서, 한강로 사진관)를 둘러보고 있다2026.10.17 yeawon2@newspim.com 이어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친구들과 또 오고 싶다"며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한강 사운드 엽서'도 운영됐다. 축제 현장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한강 포토 스테이션'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가을 한강에서의 시간을 이어갔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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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반도체 호황에 올해 성장률 3% 중반" [방콕(태국)=뉴스핌] 오종원 기자 =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설비투자 확대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3%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진단이 나왔다. 이 부총리는 설비투자 확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반등할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봤다. 19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 수출·설비투자 호조..."잠재성장률 반등 임박" 이 부총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공식 통계 발표를 앞두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가 뒷받침되면 연간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그는 올해 성장률이 IMF 전망치인 3.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남은 기간 대외적인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3% 중반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3% 중반'의 구체적인 범위를 묻는 추가 질문에는 3.4~3.6%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격차를 메우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설비투자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총리는 "최근 성장세나 성장 구성을 보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어찌 보면 임박했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 확대가 시차를 두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의 기초적인 성장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외부 기관의 추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QSNCC에서 한국 동행기자단 간담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재정경제부] 2026.10.19 jongwon3454@newspim.com ◆ 경제전망 연 3회 검토...하반기 성장전략도 변화 예고 정부의 경제전망 발표 방식도 손질할 뜻을 밝혔다. 현재 연말과 이듬해 6월 말~7월 초에 전망을 발표하는 방식을 바꿔, 내년부터 전망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연 2회 전망이 적절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망을 좀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말에 다음 해 경제전망을 발표한 뒤 해당 연도에 두 차례 수정·보완해 총 세 번 제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분기별 발표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전망을 언제 내놓을지는 더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구성과 발표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연말에는 경제 운용 방향과 주요 정책과제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되, 중간 전망에서는 달라진 여건에 맞춰 보완이 필요한 분야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대규모 작업을 한 번 더 하기보다는 경제전망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응방안을 내는 쪽이 바뀐 현실에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생각이 연말까지 그대로 가면 '하반기'라는 이름의 경제성장전략은 내년에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ongwon3454@newspim.com 2026-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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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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