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習 방한 검토한다면서 尹 방중 다시 제안
시진핑, 2014년 이후 한번도 한국 방문 안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12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언급하며 "미국은 국제 규칙의 건설자가 아닌 파괴자"라고 비판한 발언은 양국 간 공급망 확대 및 강화를 논의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왕 부장의 발언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양국 간 공급망 소통 확대 방안을 제안한 데 대해 "한중 경제가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에 FTA 후속 협상, 그리고 공급망 안정을 위해서 협력해나가자 그런 취지에서 나왔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으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2022.12.12 [사진=외교부] |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앞서 네덜란드나 튀르키예와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도 미국을 규탄하는 내용을 적시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상황에 대한 입장을 일방적으로 표명한 뒤 이를 자국 보도자료에 포함시켜 대내외적으로 홍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박 장관은 왕 부장의 '미국은 규칙 파괴자' 발언에 대해 "한미 간 양자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은 또 전날 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 얘기가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다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방중보다는 시 주석의 방한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당국자는 "우리 측에서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희망한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여건이 성숙되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며 "왕이 부장은 과거 시진핑 주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언급한 내용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방한을 제안하자,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윤 대통령 방중 제안이 '상호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은 재임 중 한 번도 답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마지막 방한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다.
외교부 당국자도 "일단 우리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다는 것에 대해 중국 측이 필요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화답으로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우리 대통령도 방문하면 좋겠다는 말이라 A(시 주석 방한)와 B(윤 대통령 방중)가 등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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