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사외이사 "거취 논의한 적 없어, 아직 시기상조"
"이사회서 손 회장 연임 반대? 그런 논의 해본 적 없어"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DLF 사태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여부 등 거취를 해를 넘겨 다음달 결정할 예정이다. 손 회장 거취와 관련해 소송 여부 등 당장 결론을 낼 긴급한 사안은 아님 만큼 천천히 논의를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 역시 라임사태 관련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이사회에 "한 달 정도 숙고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박상용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16일 정기 이사회가 끝난 후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한 제재안을 수용할 것인지, (손태승) 회장님이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이사들이 모여서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아직은 생각할 게 많아 시기상조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올해 연말까지는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전혀 없고 다음 달에나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안팎에선 DLF 소송 관련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손 회장이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좀 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자진사퇴하거나 외부 인사로 교체되면서, 손 회장의 연임 등 향후 거취 문제가 금융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
우리금융 안팎에선 연임에 도전하려는 손 회장의 의지가 아직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9일에도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불러모아 내년 경영계획을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내실경영에 나서겠다며 향후 경영 포부를 밝혔다.
박상용 사외이사는 일각에서 사외이사들이 손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그런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 "모두 사실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라임 사태 제재에 따른 추가 소송 여부에 대해선 "현명한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회장 개인적으로 소송을 하는 건, 이사들과 논의할 사항은 아니고 회장이 결정해서 알려줄 사항"이라고 전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손 회장에 대해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확정했다. 문책경고에 따라 손 회장이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면 내년 3월까지의 임기는 끝낼 수 있지만 연임은 어렵다.
손 회장의 선택지는 크게 2가지다. 금융위의 징계안에 대해 징계 취소 청구 소송과 중징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과 연임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손 회장이 중징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경우 연임 도전은 가능하다. 손 회장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법원이 인용할 경우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일정기간 중지되고, 연임에 성공한다면 향후 임기도 보장된다.
다만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이 향후 소송 등에 나설 경우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 "라임펀드 사태는 본점이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소비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사안"이라며 "당사자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