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조선시대 유교책판 61점이 미국에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1일 '미국소재 우리 문화재 환수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수식을 거진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유학자 이재(李栽, 1687~1730)의 '주서강록간보(朱書講錄刊補)'와 박사규(朴思奎, 1826~1899)의 '상은집(桑隱集)' 등 유교책판 61점이다.

이들 유교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이 함께 지난 10월 말 미국에서 매입한 것이다.

이번 환수는 국내 현전하지 않았던 유교책판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일부가 포함돼 있어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번 미국 소재 유교책판 환수는 한국국학진흥원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협업으로 성사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8월, 고 프랭크 윌리엄 존스(Frank William Johns, 1942~2022)가 생전 NATO 근무 중 한국에서 구입했던 유물을 유족들이 처분한다는 정보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확인하고 유물의 출처와 반출 경위, 문화재적 가치 조사를 거친 후 매입에 성공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의해 미국에서 고국의 품으로 돌아 온 조선시대 유교책판. 사진은 조선시대 유학자 이재(李栽, 1687~1730)의 '주서강록간보(朱書講錄刊補)' [사진=국학진흥원]2022.12.21 nulcheon@newspim.com

◇ 현전하지 않았던 유교책판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고국으로 귀환

한국국학진흥원이 되찾아 온 유교책판은 모두 4종 61점이다.

먼저 '주서강록간보' 책판 27점은 조선후기 학자 이재가 이황의 문인들이 편찬한 '주자서절요강록'을 수정·보완한 것으로, 1785년 호계서원이 6권 3책으로 간행한 것이다.

'상은집'책판 20점은 조선말기의 학자 박사규의 시문집으로, 1916년 2권 1책으로 간행한 것이다.

또 '유정일집柳亭逸集' 책판 12점은 영천 출신의 임진왜란 의병장 최응사(崔應泗, 1520~1612)의 시문집으로, 1915년 2권 1책으로 간행한 것이다.

'농려집(農廬集)' 책판 2점은 봉화 출신 학자 강헌규(姜獻奎, 1797∼1860)의 시문집으로, 1895년 10권 5책으로 간행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환수한 '주서강록간보', '상은집', '유정일집'은 18세기 말~20세기 초에 판각한 것으로, 인쇄본은 일부 전해지나 지금까지 책판은 국내에 전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환수과정에서 책판의 존재가 처음 확인된 데 이어 국으로 되찾아 온 성과를 거두둔 셈이다.

또 '농려집'은 약 195장의 전체 책판 중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책판'으로 지정된 11장의 기존 책판 외 결락한 책판으로 확인됐다.

한국국학진흥원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조선시대 유교책판 환수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국학진흥원]2022.12.21 nulcheon@newspim.com

◇ 유교책판, 한국의 집단지성 담은 소중한 세계기록유산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키 위해 나무판에 새긴 책판으로 공동체 출판의 형식을 띤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다.

지난 2015년 10월 10일, 한국국학진흥원은 305개 문중과 서원 등이 기탁한 6만4226점의 유교책판을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번 환수는 해외로 반출된 우리나라의 중요한 기록유산을 되찾아와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는 의미와 함께 향후 세계기록유산으로의 추가 포함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환수한 61점의 유교책판은 최첨단 설비를 갖춘 목판 전용 수장고인 '장판각'에서 보존 관리하면서 전통기록유산을 활용한 연구 및 전시에 활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 정 원장은 "한국국학진흥원은 앞으로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해외 문화재 환수사업에 적극 협조할 뿐만 아니라 연구사업 교류 및 전시 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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