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묘제사에서 유교식 묘제사 변화양상 잘 담겨"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 창수면의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인 '덕후루'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
조선시대 사회 변화상을 보여주는 의례 복합공간으로서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22일 영덕군에 따르면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는 임진왜란 당시 경주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무의공(武毅公) 박의장(朴毅長, 1555~1615)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분암(墳庵)'성격의 재사 건축물로, 전체적인 배치 형태는 경북 북부지역의 ㅁ자형 건축물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분암'은 묘소 주변에 사찰을 세워 승려로 하여금 묘소를 지키게 하고 선조의 명복을 빌며 정기적으로 제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암자이다.
전면에는 '덕후루(德厚樓)'의 편액이 걸린 누문이 있고, 안쪽에 '집희암(集喜庵)'의 편액이 걸린 재사가 위치하며, 덕후루와 집희암 사이에는 좌우 익실이 연결돼 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고시된 경북 영덕군의 '무안박씨 희암재사'.[사진=영덕군] 2022.12.22 nulcheon@newspim.com |
문루인 덕후루는 중층 누각 건물로, 양측 퇴칸에는 위층 온돌방의 구들을 놓았는데 그 형태가 전통 건축 형식 중 하나인 '고상식'의 모습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고상식'은 1층 바닥을 지면에서 띄운 방식이다.
또 집희암은 맞배지붕 양쪽에 가첨지붕을 달아낸 형태로 경북 북부지역 건축의 조형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고, 실내 천정에는 '우물마루' 형태로 나무반자를 설치한 것이 눈에 띈다.
좌·우 익실은 방(온돌)과 부엌으로 구성된 부속시설로 집희암과 덕후루와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특히,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는 분암으로서의 성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재사 건축물이자 불교식 묘제사에서 유교식 묘제사로 변화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의례 복합공간으로, 당시 사회의 변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영덕군이 자랑하는 고건축물 중 하나인 '무안박씨 희암재사'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우리 지역과 군민에게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통해 지역 내 문화재의 가치가 후손들에게 길이 대물림 될 수 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추가적인 문화재 발굴도 면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지역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의 문화재 지정과 등록을 지속 추진한 결과 지난 2019년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데 이어 2021년에는 '영덕 괴시마을'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영덕 장육사 대웅전 벽화'가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들어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고, 이번에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가 국가지정문화재(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앞으로도 지역의 가치 높은 고건축물과 역사문화공간 등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등록될 개연성이 높아 영덕군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및 역사문화자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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