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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핑 왕 개인전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친숙함과 낯섬의 경계

기사입력 : 2022년12월23일 08:51

최종수정 : 2022년12월23일 08:52

2023년 2월 10일(금)까지 서울신라호텔 B1, 페레스프로젝트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페레스프로젝트는 2022년의 마지막 전시로, 중국 작가 지핑 왕(b. 1995)의 개인전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을 12월 15일(목)부터 2023년 2월 10일(금)까지 서울신라호텔 B1, 페레스프로젝트에서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페레스프로젝트의 함께하는 첫 번째 전시이자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020년, 아시아프(ASYAAF)에 참가해 작품이 소개된 이후로 국내에서 갖는 첫 개인전으로, 올해의 신작 9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친숙한 것들이 만들어 낸 낯설면서도 어울리는 조합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다양한 이미지들이 오려 붙여진 듯한 화면은 알록달록한 색상과 매력적인 조합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Small lights through daybreak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Pulse of the river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지핑 왕은 고전 예술, 제품의 포장 및 인터넷 포럼 등으로부터 보편적인 상징을 추출함으로써 현대사회의 기술 환경이 갖는 활기차고 풍부한 모습들을 반영한다. 화면 위, 일본 두루마리 그림들이 접이식 블라인드 뒤로 신비로이 풀어져 내려가는 듯한 모습과 함께 캐릭터 소와 픽셀화된 닭다리 등이 부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의 투명한 배경을 연상시키는 흰색과 회색의 격자무늬가 화면을 가로지른다.

그녀의 작품은 이러한 보편적인 상징성과 문화를 초월하는 표식들로 넘쳐나며,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확실한 시각적 언어를 배양한다. 또한 암호와 인터넷 용어에서 받은 영감들을 화면 속 집단적 상징들에 숨기고 수정한다. 그 결과, 작품들은 오늘날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도 명확하게 동시대적 느낌을 이야기한다. 화면 속의 의미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듯 감상하는 것은 마치 복잡한 암호를 풀어내는 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Beneath the tender sun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Dalalala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은 교묘하고도 미묘한 것들을 끌어들인다. 일상의 단조로움에서부터 작가가 포착해 낸 초현실주적 순간들은 이윽고 그녀의 강렬한 시각적 그래픽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 재탄생된다. 화면 위 흩뿌려진 도상들은 마치 우리의 가방과 서랍 속 내용물, 매대의 상품들, 식물 혹은 가정 용품 등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것들과 함께 특이한 복합물로 재구성된 것이다. 이렇게 일상적이고 잠들어 있던 고요한 영역들을 끌어들임에 따라, 그녀의 시각적 세계는 확장되고 작품 속 암호체계는 더욱 견고해진다.

이번 신작의 핵심은 '역설'이다. 화면 속 부드러운 요소들은 그녀의 작품에 새로운 공간성과 조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관객들은 작품에 다가갈수록 작품이 해석하기 결코 쉽지 않은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초현실주의적 세계는 관심 경제의 밖에 위치하고 있는 한편, 관객들의 시선을 진정으로 붙잡을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녀의 시각적 세계들은 관객에게 가슴 울리는 경험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관심'이라는 매우 본질적인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Dalalala>(2022)에서는 푸른색과 회색 프레임 속 외눈박이 문어 한 쌍과 함께 수많은 아기자기한 꽃무늬들 틈으로 밝은 주황색의 캔 음료가 엿보인다. 시선을 움직이다 보면 오른쪽 상단의 붉은 체리를 언뜻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뜬금없는 듯한 'welcome' 표시들이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접점 요소를 찾아볼 수 없는 다채로운 작품 속 세계에서, 작가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을 보아야 하고 무엇에게 환영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하도록 만든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Hidden glass candy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Sprouting under your skin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이는 다양한 관점의 공유로 이어진다. 작품은 시각적 위계를 허물고 다수의 의견만을 정답으로 삼을 필요 없는, 모두를 포용하는 세계를 담고자 한다. 그 세계 속의 이미지들은 인터넷 또는 슈퍼마켓의 매대에서 작가가 색과 모양을 기준으로 선정한 재료들이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캔버스에 붓을 올리기 전, 이 모든 재료들을 콜라주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조합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작업 방식과 화면 구성 역량은 그녀가 관객을 사로잡는 동시에, 구심점 없이도 시각적으로 뜻밖의 놀랄 만한 아름다운 작품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럴수록 관객은 바라보는 작품 속에 빠져들어 갈피를 못 잡게 된다. 그녀는 이러한 방식으로 갤러리라는 공간에 흥미를 자아내며 친근한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친숙한 경험들은 우리가 주머니에 넣어두고서 손으로 조몰락거리곤 하던 그 어떤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란의 이면과 그 기저에는 고요함이 깔려있다. 희미해진 목소리들은 이윽고 과포화된 현대 사회 구조에 의해 빠져나간다. 작가는 그 목소리들을 이 전시에서 끌어올리고자 한다. 그녀의 독특한 맥시멀리스트 미학과 함께, 일상 속 사물과 자연적인 형태들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묘사들로 결합된다. 동시에 그녀는 빽빽하던 캔버스의 부분들을 켜켜이 벗겨내어 우리에게 예상 밖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용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Sleeping through summer rain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지핑 왕_Laugh in your tears_2022 2022.12.23 digibobos@newspim.com

지핑 왕의 작업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경험 그 자체로, 작품과 마주한 느낌과 혼란스러운 화면에서도 그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에 주목한다.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은 이 경험의 과정이 발전해 나가는 양상을 드러낸다. 전시를 구성하는 작품들은 관객의 시선을 끌고 반응을 불러낸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고요한 요소들을 가져옴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들의 가치에 대해 강력히 얘기하고자 한다. 관심 경제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활기찬 이미지들로 관객을 끌어당기지만, 그보다 이들의 관심을 붙잡아 두는 것은 미스터리한 시각적 언어이다. 작가는 복잡하고 주류만을 좇는 다수의 현대 사회와 그 속에서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지적하며, 그 지점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것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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