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등록심사위, 변호사 등록거부 안건 최종 부결
변협 "깊은 유감, '권순일 방지법' 발의 제안할 것"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의 멤버로 지목돼 재판 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한 변호사 등록 승인을 두고 대한변호사협회가 유감을 표하며 '권순일 방지법'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한 등록심사위원회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와 같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 변호사법 개정 등 입법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전 대법관)이 2020년 1월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비례○○당"의 정당명칭 사용 가능 여부에 관한 결정안 전체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3 dlsgur9757@newspim.com |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조 최고위직의 무분별한 변호사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이른바 '권순일 방지법'의 법안 발의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변협은 변호사법 제8조 1항 4호 등에 '공무원으로 재직 중 비위 행위를 저지르고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한 등록보류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과 독일·일본처럼 변호사회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일반적 등록거부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변협 등록심사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권 전 대법관에 대한 변호사 등록거부 안건을 최종 부결해 변호사 등록을 허가했다.
변협은 퇴임 2년이 지난 올해 9월 변호사 등록을 신청한 권 전 대법관에 대해 대장동 사건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등록 신청을 자진 철회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변협은 권 전 대법관이 신청을 철회하지 않자 등록심사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했다.
등록심사위원회는 판사·검사·법학교수·언론인·변호사 등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변협의 독립 기구로 변호사 등록 거부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등 위원회에 회부된 사안을 심사·의결한다.
변협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변호사 등록심사와 관련한 규정이 제한적이고 법원도 변호사 등록에 있어 협소한 해석기준을 적용해 한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러한 결정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급력,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의혹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사건 당사자가 변호사 등록을 신청한 것은 국민들의 법 감정에 맞지 않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질타했다.
또 "법조 최고위직을 역임한 사람이 다시 변호사로 활동해 자신이 봉직했던 기관에 묵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관행 또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임한 뒤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며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로비를 위해 50억원을 건네기로 했다는 '50억 약속 클럽'으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 의견을 낸 대가로 화천대유에 영입된 것이 아니냐는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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