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망 애로로 피해 경험 62%
10곳 중 4곳 공급망 확보차 생산기지 이전 검토"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이차전지(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 산업군(BBC기업)에 속한 기업 10곳 중 7곳은 새해 공급망 상황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발표한 'BBC 제조기업의 공급망 체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새해 공급망 상황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51.7%)으로 답했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27.3%, '악화될 것'이란 답변은 21%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약바이오(비슷 60.2%, 악화 20.5%, 호전 19.3%), 이차전지(비슷 56%, 악화 17.9%, 호전 26.1%), 반도체(비슷 43%, 악화 23.4%, 호전 33.6%) 순으로 공급망 상황의 호전을 예상한 비중이 낮았다.
대한상의는 "공급망 피해가 심했던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까지 포함하면 BBC 산업 전반이 공급망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그래프=대한상의 |
실제 '지난해 공급망 위기 및 애로로 피해를 겪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0곳 중 6곳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그렇다'(62.3%)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급망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관리 애로'(5점 만점에 3.8점, 높을수록 피해정도가 큼), 원료 조달 차질에 따른 생산애로(3.5점), 물류 차질에 따른 판매‧수출 애로(3.4점) 등의 분야에서 피해를 입을 것으로 확인됐다. BBC 기업들이 새해 가장 우려하는 공급망 위협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BBC 기업들이 공급망 위협요인별 영향 정도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5점 만점에 3.9점, 점수가 높을수록 위협적)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데 이어, 미‧중 패권경쟁 등 자국우선주의 심화(3.8점),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3.7점) 등을 경계하고 있었다.
일상화된 공급망 불안에 BBC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우선순위로 시행 혹은 계획 중인 대응책은 '조달·판매처 다각화'(43.9%), '기술·경쟁력 강화'(23.2%),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10.3%), '공급망 내 현지화 전략 확대'(8.4%)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생산기지 이전 등 해외시장 진출을 검토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10곳 중 4곳에 해당하는 기업이 '검토한 적 있거나 검토 중'(39.7%)이라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45.2%), 반도체(42.2%), 제약바이오(30.7%) 순으로 응답비중이 높았다.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제로는 거래처 발굴 지원(35.3%), 대-중소기업간 공급망 협력 생태계 구축(16.3%), 보조금 및 세액공제 확대(14.7%)를 차례로 꼽았다.
새해 BBC 기업들의 경영활동은 지난해 대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비 새해 사업운영 방향에 대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소극적 긴축경영을 계획 중'(51.7%)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은 27.3%, '적극적 확대경영'이란 답변은 21%로 집계됐다.
BBC 분야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지난해 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비중(62.7%)이 '늘릴 것'이란 답변(37.3%)을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68.8%), 제약바이오(67%), 이차전지(48.8%) 순으로 투자 감소에 대한 응답비중이 높았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첨단산업분야 기업들이 필연적으로 감당해야 할 투자분이 생길 텐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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