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청장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 할 수 있다"
윤 청장, 관외 출타 내부 시스템에 입력 안 해
사퇴 요구엔 "취지 충분히 고민하겠다" 답해
[서울=뉴스핌] 이정윤 신정인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술을 마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휴일 개인적인 일정이었던만큼 큰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 청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음주를 했냐'는 의원 질의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그동안 참사 당일 음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명확하게 음주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토요일 휴일을 맞아 지인들과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께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그는 참사 발생 이튿날인 30일 0시 14분 무렵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서야 참사 발생을 처음으로 인지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45분이 지난 시점인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윤 청장이 취침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가 술에 취해서 자느라 참사 발생을 알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3.01.04 leehs@newspim.com |
윤 청장의 휴일 음주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하지만 참사 당일 서울에 각종 집회가 예정돼 있었고 핼러윈 축제 관련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경찰 최고 책임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며 음주 여부를 추궁하는 의원의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경찰청이 위치한 서울을 떠나 관외로 출타한 사실을 경찰 내부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인정했다.
윤 청장은 "경찰청장의 관할은 서울이 아니라 전국이고, 참사 당일이 토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관외 출타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려면 책임을 져야 되지 않겠나. 지금이라도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고 윤 청장은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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