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 오르면서 4년 연속 한국영화의 쾌거가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 '헤어질 결심', 칸 작품상 이어 美 '오스카 전초전' 골든글로브 후보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제80회 골든글로브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박 감독은 해당 시상식 참석차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미 수차례 칸 영화제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박 감독의 명성과 커리어를 고려할 때 수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사진=CJ ENM] |
골든글로브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영화, 드라마 시상식으로 아카데미(오스카상)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비영어권 영화 작품상과 동일)을 받은 것이 최초 수상이었다. 다음해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미국명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같은 상을 받으며 한국계 영화인들이 두루 주목받았다.
지난해인 2022년에는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국내 최초로 들어올렸다. 당시 3년 연속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했으며 올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수상 여부에 따라 4년 연속 골든글로브에 한국 영화와 영화인, 콘텐츠들이 수상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사진=CJ ENM] |
특히 보수적인 후보작, 수상작 선정 기준과 더불어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헤어질 결심'이 수상한다면 오는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현재 '헤어질 결심'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도 올라있다. 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인 작품상, 각본상, 남녀주조연상 최종 후보에 입성할 수 있을지부터 또 한 번의 '오스카 레이스'에 국내외 영화계의 이목이 쏠린다.
◆ 韓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록한 쾌거…4년째 이어갈까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 이전에 이미 칸 영화제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명성이 드높은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앞서 칸에 입성한 '아가씨'와 더불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후 '헤어질 결심'으로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헤어질 결심'은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CJ ENM] |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다. 칸 영화제 감독상에 이어 또한 지난해 바야돌리드·비엔나·시카고·뉴욕영화제 등 20여 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헤어질 결심'을 아카데미 제 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도 선정했다.
특히 박 감독의 명성과 '헤어질 결심'이 전 세계 영화계의 호평을 한 몸에 받은 만큼, 향후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꼽은 올해의 영화 10편에 꼽히기도 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호평세례를 받았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5.30 mironj19@newspim.com |
골든글로브에서 '헤어질 결심'과 경쟁하는 후보들은 '클로즈'(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인도) 등 네 작품이다. 이 가운데는 '헤어질 결심'과 함께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명작들도 다수다. 작품성과 주제, 내용 등 다양한 평가 요소가 있으나 박 감독의 유명세와 더불어 글로벌 대세가 된 K-무비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수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2020년 '기생충'이 칸 영화제를 거쳐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하며 최종적으로 아카데미의 역사를 썼다. 박찬욱 감독과 '헤어질 결심'의 행보와 닮았다"면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작품성, 한국 영화 자체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큰 만큼 모쪼록 칸에 이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레이스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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