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중국공산당 내부소식통 전언 보도
일국양제 버리고 새로운 방침 수립될 예정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왕후닝(王滬寧)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새로운 대만 통일정책을 수립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일본 니혼케이장이신문(닛케이)의 기사를 인용해 27일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매체는 우선 지난해 10월 개최된 20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왕후닝 상무위원이 퇴임하지 않고 상무위원을 연임한 점에 주목했다. 똑같이 1955년생인 리커창(李克強) 총리와 왕양(汪洋) 정협주석은 상무위원에서 물러났으나, 왕 위원만은 잔류한 점은 시 주석에게 그가 꼭 필요한 존재임을 의미한다.
특히 왕 위원이 차기 정협 주석에 내정된 사실도 포인트다. 정협 주석은 통일전선부를 관할하며 대만 통일문제를 관장한다.
닛케이의 기사에 등장하는 중국공산당 내부 소식통은 "왕후닝에게는 대만 통일의 토대를 마련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왕후닝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통일 방안을 대체할 새로운 통일 이론을 만들 것이며, 이를 토대로 대만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국양제'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이 홍콩, 마카오, 대만을 통일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방안이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을 영국으로부터 반환받으면서 중국이 홍콩에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이 일국양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고, 이듬해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며 사실상 일국양제를 무력화시켰다. 홍콩국가보안법은 중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홍콩의 사법권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같은 현실에 일국양제를 대신할 대만 통일방안 수립이 필요해졌으며, 왕 위원이 이를 맡았다는 것.
닛케이는 중국공산당 내에 대만 문제를 관장할 영도소조(Leading Small Group)가 설립될 것이며, 시진핑 주석이 주임을, 왕 위원이 부주임을 각각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왕후닝 상무위원[신화사=뉴스핌 특약] |
한편, 푸단(復旦)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출신인 왕 위원은 1995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으로부터 발탁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왕 위원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집정 시기에도 중용을 받았으며, 시진핑 주석 집권기인 2012년에 중앙정치국 위원, 2017년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장쩌민 전 주석의 '3개대표' 사상,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발전관'과 '화해사회', 시진핑 주석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일대일로' '3단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등이 모두 왕 위원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왕 위원의 조언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을 할 때 왕 위원은 항상 시 주석 옆자리를 지켰다. 닛케이는 "아무도 트럼프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몰랐고, 시 주석은 두뇌 회전이 빠른 참모가 필요했다"고 왕 상무위원을 평가했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