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중립 그린딜 산업 계획' 발표해
국부펀드 신설·핵심원자재법 추진 계획
역내 원자재 쓴 전기차에 세금·보조금 혜택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유럽연합(EU)이 자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일 (현지시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EU의 "그린 딜 산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그린딜 산업 계획'이라는 제목의 20장 분량 통신문(communication)을 발표했다.
기업들이 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아시아나 북미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친환경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국가원조규칙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청정 에너지의 세계 시장이 2030년까지 연간 약 65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관련 제조 일자리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그린딜 산업계획은 그간 EU가 밝혀온 핵심원자재법(CRMA : Critical Raw Materials Act)과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 '을 제정해 친환경 기업이 유럽에 새로운 설비를 건설할 경우 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통신문이 채택되면 그린딜 산업계획은 다음 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의 의제로 상정된다.
2023년 2월 1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 연합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
EU집행위원회는 "외국의 보조금이 친환경 기술 분야의 시장경쟁을 왜곡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와 배터리에 감세 혜택을 주는 IRA를 겨냥한 것이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종 투자 자금 조성 방안도 예고됐다. 집행위는 친환경 기술 개발 자금으로 쓰일 유럽국부펀드(European Sovereignty Fund)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은 올여름쯤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CR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의 CRMA는 유럽산 광물 비율이 낮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추가 관세를 물리거나 보조금을 삭감하는 식으로 차별적 조항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은 희토류·리튬 등 전략적 핵심 원자재를 자체적으로 선정하고 역내 원자재 공급망 강화, 공급망 다변화 등의 방향만 제시돼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미공개 상태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은 2023년 1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대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법안으로 IRA과 비슷한 취지로 해석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EU는 미국에 투자가 몰리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역내 반도체 생산 시설에 430억유로(약 58조원)를 지원하는 'EU 반도체법'을 마련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