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답변
한덕수 "횡재세 도입 한국에 적절치 않아"
"추경 필요성 없어…올해 예산 집행 전력"
추경호 "서울도시철도 적자 지자체 해결"
[세종=뉴스핌] 정성훈 이수영 성소의 기자 = 7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경제분야)에서는 난방비 폭탄을 둘러싼 여야 책임공방이 주를 이뤘다. 여당은 난방비를 제때 올리지 못한 전 정부를, 야당은 난방비 폭탄에도 재정지원을 미루는 여당을 맹렬히 공격했다.
정부를 대표해 국회에 나온 한덕수 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의원들의 책임공방 속 정부 입장을 묻는 질의가 이어지자 여러번 진땀을 흘렸다.
◆ 여야, 난방비 폭탄 책임공방…정부도 가세
먼저 한 총리는 "횡재세 도입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혀달라"는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우리나라에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2.07 leehs@newspim.com |
한 총리는 "횡재세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일부 유럽에서 (정유사를 상대로) 그러한 세금을 걷은 실적이 있다"면서도 "횡재세의 성격은 우리나라 전체적인 에너지 관련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총리는 "원유의 생산과 정제를 모두 수행하는 메이저 정유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와 정제 마진에 주로 의존해서 영업이익을 내는 우리나라 정유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에너지요금 인상으로 인한 전 국민 지원금 계획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 대한 모든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지금 우리의 재정은 정말 대외적인 신인도 차원에서도 그렇고 국내적으로도 그렇고 그동안 누적된 이런 국가의 부채를 안정화시켜야 되는 아주 절체절명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우리의 재정을 건전하게 가져가야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취약계층 쪽을 우선순위로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난방비 인상과 관련해 정부 책임을 묻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와 관련해서는 "(가스요금이) 10배로 뛰는데 국민들의 인기를 위해서 그대로 가격은 유지하는 것은 국가를 운영하는 합리적 정책이 아니다"고 전 정부의 에너지 대책을 꼬집었다.
그러자 서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가스요금을 올릴 상황이 아니었다. 그걸 왜 전 정부 탓하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한 총리는 "그렇지 않다. 2021 3월~2022 3월까지는 외국 수입 에너지값은 거의 5배 올랐는데 가격은 한 푼도 조정하지 않았다"며 "당장 국민한테 도움이 될지 몰라도 반드시 폭탄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또 "난방비, 가스비, 전기세 폭탄에 이어 택시비, 버스비도 올랐다. 사과해 달라"는 서 의원의 요청에 한 총리는 "원인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공공요금 짓누르는 인기 위주의 정책가지고 해결할 수는 없다"며 국민에게 참아주십사 하는 것은 말해야 하고 취약계층에 지원할 것은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한 총리는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은 고려하지 않고 국민의 부담만 줄이면 국가가 운영될 수 없다"고 난방비 추가 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자 서 의원이 "그럼 정부가 뭐하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한 총리는 "정부는 국가를 대내외적으로 건전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포퓰리스트 정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2.07 leehs@newspim.com |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난방비 폭탄 문제를 언급했다. 최 의원이 "난방비 폭탄이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한 총리는 "우선 무엇보다도 난방에 대한 수요가 올해 특별히 늘었다 하는 게 하나고, 그거는 수요가 날씨나 기후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 총리는 "한편으로 보면 요인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이 가격을 조정을 하면 그 가격의 신호에 의해서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소비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이 조금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충분히 노력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꼬집었다.
그러자 최 의원이 "원전 문제도 언급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원전을 강화하는 방향, 또 여기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 한 말씀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의 에너지에 대한 공급 구조는 예전에 없던 상당한 도전에 부딪혀 있다. 단순히 값싼 에너지를 우리가 공급받아야 된다, 이것도 있지만 새로운 우리의 국제적인 의무인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 결국 고급 에너지 쪽으로 우리가 전환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마음대로 가질 수도 없고 그렇게 쓸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그렇게 되니까 결국 고급 에너지는 신재 생에너지와 이산화탄소(CO2)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전 쪽에 의존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획일적인 수도권 규제가 대단히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최 의원의 지적에 대해 한 총리는 "분명히 수도권에는 많은 지방이 갖지 않은 추가적인 규제가 있는 거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균형발전이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 이런 차원에서 지방에 대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쓰고는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제한적으로 그런 개발의 자율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허용하고 있는 그런 불가피한 그런 사정이 있다. 이렇게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 추경·공공교통 정부 재정지원 놓고도 여야 설전
이날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공공교통 노인 무임승차 정부 재정지원 등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에 정부는 재정지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 총리는 최 의원이 "추경 편성 계획이 있냐"고 묻자 "현재로서 필요성은 없다"고 정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올해 예산을 통과시키고 집행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정부로서는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주신 이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경제 비전을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한 총리는 "가장 큰 것은 정부의 과도한 역할을 민간으로 옮겨 좀 더 자유로운 경제를 만들어야 되겠다 하는 것"이라며 "그런 자유로운 경제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배려는 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총리는 "이것은 하나의 연대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연대 의식은 우리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우리가 그러한 연대 의식에 기초를 둬서 우리의 대내적인 경제정책, 대외적인 경제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혁신을 중심으로 해서 기술력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된다"면서 "크게 보면 하나의 성장과 복지와 혁신과 개인의 창의 이런 쪽을 근거로 해서 우리 경제를 경쟁력 있는 경제 체제로 전환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2.07 leehs@newspim.com |
추 부총리는 이날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자체 등에서 경로우대 무임승차에 대해 중앙정부 재정지원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의견을 묻자 "정부 나라살림도 빚내서 어렵게 하고 있는데,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우선 추 부총리는 "최근에 서울시에서 문제제기 하면서 많은 분들이 검토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이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구분해 접근해야 하는데, 하나는 지하철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노인분들 무임승차 적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것인가, 과연 65세 노인분들에 대해 무임승차를 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섞이다 보니 혼선됐다"고 언급했다.
또 재정부담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서 운영 중인 서울 도시철도는 서울시 지자체 시설이고 지방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지자체 사무"라며 "이건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책임지고 운영해야 하는 부분으로 그걸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이걸 무상으로 할지 여부도 지자체 재량 판단으로 법규가 정하고 있는데, 지자체는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면서 "전적으로 지자체 재량판단 사항"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특히 추 부총리는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 시설을 운영하면서 적자 부분이 있으니 우리도 어렵다. 나라에서 지원해달라는 논리"라며 "알다시피 지금 정부에서 한 해 살림을 운영하면서 올해 640조 재정 운영중인데 여기서 빛을 60조 내서 운영 중이다. 우리가 늘 국가부채 이야기하는데 정부도 나라살림을 빚내서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근데 지자체에서 어렵다해서 빚내서 이걸 해달라하는데 논리에 맞지 않다"면서 "서울은 재정자립도가 최고로 높다. 경북은 채 30% 안 된다. 형평성 차원에서도 말이 안 된다. 중앙에서 빚을 내 재정상태가 제일 좋은 지자체에 지원해달라는 것 자체도 말이 안된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만 추 부총리는 "정부에서도 서울 지하철 등과 관련해 지난번 안전사고가 발생한 스크린도어, 노후차량 개선에 지금도 2조2000억원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 1400억원 이상 자금이 들어간다"면서 "안전 관련 비용은 일정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