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법원서 불법체류자 신분 인정...이번주 중 귀국 예상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김성태 자금 관리 담당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자금을 관리해왔던 김모 씨가 이번주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전 회장이 대북 송금 관련 진술을 내놓고 있는데다 김씨까지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불법체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가 태국 현지 법원에서 항소를 포기하고 불법체류자 신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김씨는 이번주 중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는 지난해 5월 쌍방울에 대한 압수수색 직전 출국했다가 12월 초 태국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검거되면서 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다시 이를 철회하면서 귀국이 미뤄져왔었다.
[영종도=뉴스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3.01.17 photo@newspim.com |
대북송금 의혹 수사는 "이재명 대표를 전혀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김 전 회장이 입장을 바꿔 대북 송금 관련 진술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수사의 속도가 붙었었다.
검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액수는 850만달러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위해 2019년 11월 300만 달러를 북측에 추가 송금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검찰은 김 전 회장이 50만 달러를 추가로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쌍방울 측에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 대납을 위해 2019년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50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었다.
검찰은 지난 3일 김 전 회장을 외국환거래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및 뇌물공여,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및 배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의 송환은 검찰의 대북 송금 의혹 수사에 더욱 활기를 띠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가 김 전 회장의 자금을 관리해왔고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도 지낸만큼 그룹의 자금흐름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에게서 대북 송금 의혹과 김 전 회장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서 전환사채(CB) 발행 문제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북측에 송금하면서 받은 영수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통해 영수증의 진위 여부 등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전 회장도 검찰조사에서 "회사 자금 흐름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도 김씨의 송환으로 검찰이 대북 송금 의혹에 관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 전 회장이 대북 송금 관련 내용을 진술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물증까지 확보된다면 혐의 입증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씨가 김 전 회장의 자금을 관리해온 만큼 대북 송금 관련해서도 실무를 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나오긴 했으나 검찰이 김씨를 통해 송금 내역서 등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다면 혐의 입증이 수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