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 정부로부터 충전소 증설 지원금을 받으려면 경쟁사 차량에도 자사의 고속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건이 붙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당국자들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교통부는 이번 주에 이러한 내용의 요건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V3 슈퍼차저 장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만일 테슬라가 받아들이지 않을시 회사는 정부로부터 충전소 설치 보조금 대상서 제외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국내 전기차 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해 지난 2021년에 제정된 관련 특별법에 따라 총 75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2021년 기준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는 약 10만곳.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 차량 비중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할 목표를 세운 가운데 수 년 안에 충전소를 50만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가 충전소 보조금을 받으려면 슈퍼차저 외 다른 충전소에서 거의 모두 채택하고 있는 '합동 충전 시스템'(CCS)으로 플러그를 바꿔야 한다.
테슬라 차주들은 다른 충전소 이용시 CCS 전용 어댑터를 장착해 충전할 수 있지만, 기타 전기차주들은 슈퍼차저 플러그가 테슬라 차량에만 연결되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슈퍼차저를 경쟁사 차량들에도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머스크는 지난달에 백악관 관리들과 만나 EV 충전소 보급 문제를 논의했고, 지난 2021년 7월 어닝콜에서 그는 슈퍼차저를 경쟁사 차량에도 개방할 용의가 있다는 바를 시사했다. 테슬라는 이미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슈퍼차저를 개방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전면 개방할시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하면서도 브랜드 독점성을 떨어뜨리고 충전망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슈머 리포트의 크리스 하토 선임 정책연구원은 "테슬라에 있어 득과 실 밸런스의 문제다. 충전망 확대에 얼마나 많은 연방 보조금을 받게 될지와 충전망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문제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