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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⑧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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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스웨덴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종종 회기 중 스웨덴 의회를 방문하곤 한다. 방청석에서 내려다본 의회 본회장 풍경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당대표가 연설하거나 대정부 질문을 던지는 단상은 의장석과 바닥 수준이 같아, 단상에 서서 당대표가 연설 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의장은 고개를 들어 시선을 위로 향해 보아야 한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의장도 국민이 뽑은 의원 중 한 사람일 뿐 높은 자리에 앉아 군림하지 못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국민을 대표해서 연설하는 당대표, 의원들의 연설을 앉아서 경청하는 의장의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실천하는 숨겨진 그림이다.

떠나는 지도자를 위한 정적의 고별사

치열한 경쟁자도 떠날 때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 주는 것이 모든 승부의 세계다. 정치적 맞수도 떠나는 당대표에게는 경의를 표하는 것이 정치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11년 동안 당대표직을 마치고 정계를 떠나는 중앙당 안이 뢰프(Annie Lööf)와의 마지막 의회토론은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안겨 주었다. 국영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토론은 뢰프가 의회 내 당대표 7명을 상대로 번갈아가며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평상시 같으면 신랄한 질문과 답변으로 불꽃 튀는 정책 논쟁이 오갔겠지만, 이 날 만큼은 그동안 함께 했던 정치적 경쟁자에게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함께 끈끈한 정책 공조를 이어 왔던 사민당 전 총리를 시작으로 한 명씩 나와 그동안 당대표로서 경쟁하며 정책논쟁을 이끌어 왔던 파트너를 떠나보내는 진한 아쉬움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포옹과 함께 각자 준비한 선물을 전하는 모습이 정겹다. 이날의 클라이맥스는 그동안 앙숙 관계를 유지해 왔던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 스웨덴 민주당 대표의 고별사 때였다. 평상시 두 사람은 현란한 레토릭으로 창과 방패의 싸움을 불사했으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오케손의 고별사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안이 뢰프는 토론장에서는 저의 정적이었습니다. 때로는 얼굴이 붉힐 정도로 강한 논조로 서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지요. 사상적 차이와 가치의 차이로 정치적으로는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였지만, 우리나라의 정치를 역동적이고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국가를 위해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심판을 받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우리의 논점은 극과 극의 위치에 있지만 국민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자평 합니다. 그동안 나눈 멋진 토론들, 저의 마음을 찌르는 아픈 표현들까지도 감사를 드립니다. 한 명의 훌륭한 토론 파트너를 떠나보내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당분간 쉬면서 독서의 시간이 많을 것 같아 "자유주의적 민족주의"라는 신간을 선물로 드립니다. (오케손의 스웨덴 민주당은 극우정당으로 스웨덴 민족주의의 신봉자다. 뢰프는 자유주의 신봉자다.) 나중에 이 책을 주제로 꼭 토론을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023. 1. 26 의회 고별사)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책을 건넨다. 이 고별사를 받아 뢰프는 이렇게 답한다.

"저도 분명 오케손과 함께 했던 뜨거운 논쟁이 그리울 겁니다. (모두가 웃음) 우리 둘은 정치적 토론에서는 매서운 경쟁자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벗어나서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로서 육아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이기도 했지요. 함께 했던 토론에서는 날카로운 설전으로 서로의 다름을 매번 확인했지만 같은 지역구 출신으로 서로 좋은 정책토론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얼굴에는 맑은 웃음과 장난기가 물씬 풍기는 답변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무겁기만 하던 정책토론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 잔잔한 에피소드는 국영텔레비전 SVT를 통해 전국에 방영되었고 동영상 인터넷 뉴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저녁 뉴스에도 이 고별사는 다시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떠나는 지도자의 연설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은 더 큰 여운을 남겼다.

스웨덴 중앙당 당대표 안이 뢰프(Annie Lööf) [사진=Annie Lööf 트위터 캡쳐]

설득의 핵심은 무엇일까?

정치는 정책의 경쟁이자 설득력의 경쟁이다. 조나단 채터리스-블랙(Jonathan Chateris-Black)은 그의 2011년 연구 '정치인과 레토릭'에서 효과적 설득을 위한 4가지의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힘 있는 설득은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스토리보다는 청중(국민) 일부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스토리는 설득의 기초를 만들고 형식을 구성하는 뼈대의 역할을 한다. 둘째, 공감을 이끌어 내는 힘이다. 청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나도 당신이 느끼는 것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와 닿지 않으면 청중은 마음을 열지 않는다. 공감능력은 감성능력과 맞닿아 있다. 셋째, 논리적 설득력이다. 이것은 주장의 논거를 뒤 받쳐 주는 설명자료, 구체적 사례, 일반적 근거(이론이나 규칙성), 확률 및 개연성들로 체계적으로 보여 주어야 힘을 가진다. 넷째, 좋은 의도와 방향성이다. 당신에게 좋은 것, 그리고 당신의 자녀에게 좋은 것 뿐 아니라 윤리적이며 도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 주는 것이다. 노예해방은 인간의 자유, 평등, 정의에 부합되는 것이라는 것을 주장해 관철시킨 링컨의 핵심논거다. 이러한 보편적 가치와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임을 보여 주지 못하면 논쟁에서 열세에 몰리기가 쉽다. 이 네 가지를 모두 결합해 "나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곧 설득의 핵심이다.

설득력은 수사학적 표현 혹은 다양한 문학적 표현으로 담아낼 수 있을 때 더 큰 힘을 얻는다. 연설의 대가로 꼽히는 윈스턴 처칠과 넬슨 만델라, 버락 오바마, 존 에프 케네디와 같은 지도자들의 연설을 분석해 보면 핵심질문(question), 유추(analogy), 비유(simile), 은유(metaphor), 평행적 대치(parallel), 반복(repeat), 암시(allusion), 일화(anecdote) 등의 수사학적 기법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잘 짜인 연설과 토론은 듣는 사람에게는 진한 감동을 주고,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힘을 주며, 아픔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국제적 지도자들은 그 들의 임기 중 이룬 치적 뿐 아니라 연설이 주는 메시지, 감성, 목소리, 제스처 등의 울림이 우리 마음속에 오래 간직된다.

스웨덴 의회에서 진행되는 총리의 시정연설, 당대표 토론, 대정부 질문 등을 설득의 논리와 레토릭으로 분석하다 보면 어느 부분에서 설득력이 강하고 약한지, 누가 더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런 연설과 토론을 자주 접하는 청소년들은 학생회장이나 학급반장 선거 연설들도 더욱 풍성해진다. 사회 전반에도 토론의 문화가 확산되어 사회적 분위기는 경청, 존중, 상대방 인정이라는 고도의 시민정신으로 승화된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좋은 논쟁과 연설은 국민의 정치적 식견을 더 살찌우고 토론의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정치는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모든 것은 정치로 수렴된다. 그 중에서 국회는 모든 정치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그곳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규제를 새로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국회에서 이루어진다. 이익집단 간에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사안을 법을 통해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방치되어 있어 갈등을 더 증폭시키기도 한다. 국회에서 다뤄지는 정책 내용은 국민생활과 직결되고 이익집단, 지역, 계층별로 손익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득의 기술과 논리, 감성, 가치를 가지고 경쟁할 때 두 진영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중대한 국가적 과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좌파와 우파의 논리가 아니라 국가의 공동이익을 다루는 정책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예를 들어 미래세대에 엄청난 영향을 줄 안보, 연금, 기후변화, 환경, 선거제도, 권력구조 개혁 등과 같은 국가 이슈는 국회에서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어느 한쪽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다음 선거에서 패배해 추진했던 정책이 중단되면 국력의 손실 뿐 아니라 국제적 파장과 국내적 해결 능력의 부재와 갈등으로 국력이 크게 쇠퇴하거나 존립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스웨덴 민주당 당대표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 [사진= 유튜브 채널 Skolvarlden 캡쳐]

세 가지 중대한 국가이슈를 여야·좌우 공조로 헤쳐 나간 스웨덴

스웨덴은 1991년 재정위기가 찾아 왔을 때 실업율의 증가에 따른 세금의 급격한 감소와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가 함께 도래하면서 미래 연금고갈 문제에 봉착했다. 1960년 연금개혁 당시 3퍼센트 내외의 실업율, 3퍼센트 내외의 경제성장율, 출산율 2.3~2.4로 미래 노동력을 산출해 연금수급 능력을 예측하고 운영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인구 20퍼센트 이상의 고령자 사회로 진입하고 2.0 수준의 출산율로 떨어지면서 30년 전에 계측 했던 것 보다 빠른 연금 고갈이 현실적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연금문제는 현 세대에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대갈등을 야기 시킬 수 있는 사안이고, 정당들에게는 인기 없는 정책을 밀어 붙이다가 선거패배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선뜻 나서는 것이 큰 부담인 상황이었다.

1991년 재정위기의 상황은 정당 간 협의의 장을 열어 주었고, 이때부터 미래문제에 대한 여야의 공조체제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1991년 5개 정당 합의로 첫 단추를 꿰고 1994년 사민당과 우파 4개당이 여야협의체(pensionsgruppen)를 구성해 매년 연금개혁을 위한 국가로드맵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7년 기초연금의 수령액 삭감, 이민자의 경우 40년 이상 거주한 경우 100퍼센트 기초연금 수령 자격을 부여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비율이 결정되도록 했다. 조기연금수령 연령도 60세에서 62세로 늦추고 65세 자동수령 연령도 67세로 조정하는 등 연금그룹의 활동으로 지속적 연금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합의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 이 연금여야협의체는 여전히 작동되고 있어 30년간 이어지고 있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두 번째로 국방공조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스웨덴은 중립외교의 한계와 문제점에 봉착했다.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게 군사지원을 결정하면서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를 모두 적으로 간주한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립외교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스웨덴의 신속한 무기제공의 천명으로 나토회원국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동의 적으로 적시된 것이다. 당시 총리였던 마그다레나 안데손은 전통적으로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에 반대 입장이었던 당 노선을 바꾸기 위해 당전국위와 중앙위에서 추인을 받고 나토가입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 순서로 야당대표들을 초치해 스웨덴 나토가입 문제에 대한 입장들을 조율해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나토가입에 외교주권의 침해라는 입장을 관철했던 좌파계열 두 정당이 반대했지만, 의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해 정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나토가입 신청서를 낸 후 옵저버 자격으로 나토 겨울 훈련장에 참관할 할 때 야당 대표와 함께 참여할 것을 권유해 관철시켰다. "국방과 안보문제는 여와 야가 따로 없습니다. 야당도 여당이 되면 곧 국가를 이끌어 갈 정당입니다" 안데르손 총리의 야당대표 초청인터뷰 내용이다. 야당 대표인 울프 크리테르손(Ulf Kristersson)은 국가의 생존을 다루는 국가안보와 국방문제에 여야가 없다는 일성으로 함께 나토훈련장에 참가했다. 스톡홀름에서 총리전용기를 함께 타고 동계훈련장인 노르웨이까지 함께 날아갔다. 스웨덴 참가군 앞에서 두 정치인이 연설하는 모습을 TV 앞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여야의 공조와 상생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세 번째로 코로나 대응을 위한 공조체제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가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민당 정부는 모든 정당 대표와 함께 영업제한과 집회금지 등의 시장 활동 제한과 일시적 인권침해 등에 대해 국가가 한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코로나법 제정을 위해 그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총리실에 속속 모여 드는 야당대표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 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코로나와 같은 국가위기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적으로 믿겠습니다" 코로나법은 모든 정당들의 동의를 얻어 만장일치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노인시설에서 빠른 전파로 인구수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야당은 정부의 조치에 대한 비난보다는 국가의 위기에는 여야가 없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의 위기에 여야 정치인들, 특히 여당의 노력과 야당대표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정부에 항상 날 선 비판의 날을 세웠던 스웨덴 민주당 지미 오케손 대표조차 정부와 함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특별담화 형식으로 표명하는 등 국가의 위기를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극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동참했다.

[출처=게티이미지]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결국 정치의 실패

사회적 갈등을 정치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면 분열과 폭력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결국 갈등은 정치에서 시작된다. 여야의 협치가 필요한 분야는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첨예한 정책이슈는 본회의에서 레토릭과 설득의 기술을 이용해 여야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주면 정책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정치에서 갈등의 원인을 미리 제거해 주면 국민은 일상의 삶을 평온하게 살아 갈 수 있지만, 정치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사회에 던져 놓으면 주말거리는 온통 진영 간 대립의 장이 되고 만다.

정치에서 사회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능력의 부재도 문제이지만 분열과 갈등을 오히려 조장해 생기는 이익에 편승한 정치는 더욱 위험하다. 지역감정을 이용한 정당의 결속과 선거독식을 위해 선거제도개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는 분열과 갈등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을 넘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기 때문이다.

격조 있는 정치는 사회의 격조를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다. 국회법의 절차에 따른 예산심의, 상임위의 정책토론과 의결절차에 따른 본회의 상정, 여야대표들의 연설과 대정부 질문 등의 과정은 국가의 격조를 결정하는 요소이자 국민의 정서와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교과서의 역할을 갖는다. 국회에서 피켓이 난무하고, 몸싸움과 상대방 비하의 표현이 TV를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삿대질과 고함, 집단퇴장과 비아냥의 모습은 국민들이 육상릴레이 하듯 바톤을 이어 받아 주말시위정치로 이어진다. 이런 민간행사에 정치인들이 함께 참여해 상대정당을 비난하기도 한다.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위다. 정치인의 일하는 자리는 국회 본회의, 상임위, 그리고 의원세미나실, 국회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말의 능력으로 설득하고, 설득 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좋은 설득기술을 익히기 위해 스스로 연마하는 노력이 필수다. 정책을 공부해야 토론의 근거를 강화할 수 있다. 해외 정책 사례를 알아야 논쟁에서 국민에게 좋은 예를 소개할 수 있다. 정치인의 토론은 국민에게 좋은 공부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만큼 국민의 정치지식을 살찌우고 국민의 토론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국가를 중심에 두어야 여야 간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여와 야, 좌와 우의 간극은 국가의 이익 앞에서 아무 의기가 없기 때문이다. 두 마차가 전 속력으로 마주보며 달리면 결국 국민만 파탄된다는 것을 스웨덴의 상생의 정치, 여야가 없는 정치, 설득의 정치가 역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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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쇼크에 코스피 8%대 폭락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6일 코스피가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 폭락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6억원, 865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1337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33초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현물과 선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98% 내린 18만1400원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11.71% 하락한 11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우(-8.60%), SK스퀘어(-13.47%), LG에너지솔루션(-3.47%), 삼성바이오로직스(-1.71%), 삼성전기(-14.30%), 현대차(-6.81%), KB금융(-4.90%), 셀트리온(-3.95%) 등도 약세다. 한국거래소에서 6일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설희기자]2026.11.06 nylee54@newspim.com ◆ 美 반도체지수 12% 폭락…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기술주 급락 국내 증시 급락은 간밤 미국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나타난 대규모 매도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안까지 겹쳤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6%, 나스닥종합지수는 5.52%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마이크론이 17.46%, AMD가 17.26% 떨어졌다. 엔비디아(-9.26%), 브로드컴(-10.43%),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13.60%)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건설 중단 소식과 퀄컴의 부진한 실적 전망 등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민주당 의회 장악에 따른 AI 규제 강화 우려에 기술주 투매 집중"이라며 "데이터센터 거점인 텍사스, 조지아주에서도 민주당 후보 승리.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등 규제 강화 공포 확산"이라고 분석했다. ◆ 코스닥도 매도 사이드카 발동…반도체 소부장주 동반 급락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3.44포인트(6.40%) 내린 634.97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5억원, 823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개인은 845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날 오전 9시 6분 2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7.23% 내린 19만6200원을 기록했으며 에코프로(-5.49%), 에코프로비엠(-7.80%), 주성엔지니어링(-8.04%), 레인보우로보틱스(-9.27%), HLB(-4.94%), 삼천당제약(-7.30%), 리노공업(-6.56%), 심텍(-10.11%), 이오테크닉스(-7.80%) 등도 약세다. 한국거래소에서 6일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설희기자] 2026.11.06 nylee54@newspim.com ◆ 증권가 "AI 투자 축소 여부 확인 필요"…외국인 매도 부담 지속 전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8% 하락한 5383.8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0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가운데 약 2조7000억원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각각 7.57%, 9.46% 하락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당시 코스피 하락률 5.3%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하락 기여도가 약 4.6%포인트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단기적으로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규제 범위와 실제 프로젝트 지연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AI 투자 축소 가능성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규제 범위, 실제 지연 여부, AI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시, 전일 미국 증시에서의 AI주 폭락은 투매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 변경 여부와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2028년 실적 전망 조정 여부를 확인하면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전 9시 2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0원 오른 1341.10원을 기록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1-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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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작전구역 오만 남방까지 넓힌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 파견한다. 파견 인원은 75명 늘어 395명 이내가 된다. 파견 기한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2009년 부대 창설 이후 고정익 항공기 편입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올해 말까지는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파견 임무는 12월 31일 끝난다. 임무에는 '항행의 회복 지원'이 새로 추가된다. 증원 내역은 EOD 30명, 초계기 45명이며 대부분 간부다. 무인 전력은 수상정과 잠수정 각 2세트로, 소해함은 보내지 않는다. 청해부대 왕건함(DDH-978)이 고속단정(RIB) 3척과 함께 해상 기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등을 추가 파견하는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 해군] 2026.11.05 gomsi@newspim.com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해적이다.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2025년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연합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로 쏠린 공백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홍해행 선박은 7~8배 늘었다. 후티와 사우디의 교전 탓에 청해부대 작전 구역은 600여마일에서 300여마일로 줄었다. 거점은 지부티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동의안 제출 뒤 지부티와 협상하고, 국회 동의와 지부티 협의가 끝나면 초계기를 사흘가량 준비해 보낸다는 계획이다. P-8의 작전 반경은 1200마일, 임무 시간은 4시간이다. 국방부는 "현재 능력으로는 이란 탐지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쟁점은 호르무즈 연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쟁 불개입'을 첫 원칙으로 내걸고 "호르무즈와 전혀 관계없다"고 했다. 그러나 EOD와 무인 소해전력 파견에 대해서는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부분도 고려했지만 주는 아니다"라고 했다. '허용적 환경'은 미국·이란 종전이나 양측 양해각서(MOU) 체결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시작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실제 호르무즈에 투입할 때는 새 동의안을 받겠다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일대 기뢰 작전은 미국만 수행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지휘권은 합참의장이 갖는다. 국방부는 '독자 지휘체계'를 4대 원칙의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청해부대가 연합 작전과 담을 쌓아온 것은 아니다. 연합해군사 대해적작전부대(CTF-151)는 연합해군사(CMF) 예하 부대이고, CMF 사령관은 미 해군 중부사령관과 5함대사령관을 겸하는 미 해군 중장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개념도.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임무구역을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구역 경계는 대략적으로 표시했다. [이미지= AI 생성] 2026.11.05 gomsi@newspim.com 한국은 2010년 이범림 준장이 처음 CTF-151을 지휘했고, 2023년에는 고승범 준장이 지휘한 집중 작전에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참가했다. 올해 8월 23일에는 윤현우 대령이 영국 해군으로부터 CTF-151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국방부 기자실 백브리핑에서는 P-8과 EOD의 CTF-151 편입 여부가 다뤄지지 않았다. 미군과의 감시·정찰 협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다만, 정보 공유는 관련국과 수시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먼저 이 길을 갔다. 일본 해상자위대 P-3C는 CTF-151 사령부와 조율해 초계 구역을 정하고, 수집 정보를 관련 기관과 공유한다. '독자 지휘'에는 전례가 있다. 2020년 1월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만까지 넓히면서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연합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의 통제 대신 한국군 단독 지휘를 택했다. 대신, 바레인에 있는 호위연합 본부에 연락장교 2명을 보냈다. 당시 이 결정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지키려는 절충으로 해석됐다. 일본도 같은 시기 원유 수급과 대미·대이란 관계를 함께 고려해 호위연합에 불참하고 독자 정보수집 활동을 택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영국·프랑스 주도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이란에는 "우리를 비난하거나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2024년 10월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P-8A 해상초계기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P-8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청해부대에 고정익 항공기가 편입되는 것은 2009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사진= 뉴스핌DB] 2026.11.05 gomsi@newspim.com 미국의 반응은 변수다. 국방부는 미측이 원하는 호르무즈 기여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미 소통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했다. 교전규칙은 합참이 보완 중이며, 초계기에는 섬광탄 등 자체 보호 장비를 싣는다. 증액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충당한다. 이순신함 교체 때 증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검토 안 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국회 통과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작전구역 확대를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며, 한 번 넓힌 작전 범위가 추가 요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gomsi@newspim.com 2026-11-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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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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