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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⑦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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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스웨덴 학연정 (학계-연구-정치) 클러스터 모델

인간의 몸은 참 신기하다. 건강하다가도 몸에 과부하가 걸리면 몸살감기가 온다. 조금 쉬어 가며 일하라는 몸의 신호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몸 안에서 자동 면역시스템이 작동한다. 육식 위주의 식단을 가진 사람은 동맥경화 현상으로 심할 경우 뇌출혈이나 심장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하면 비타민 D가 모자라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살 충동도 쉽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 종합비타민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건강 식단, 정기적 건강진단이 좋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우리 몸을 습관처럼 돌본다.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보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미리 챙기고 검사하는 것이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빠른 치료와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그런데 민주주의에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의 이상 증상은 이렇게 나타난다. 동맥경화 증상인 권력의 과도한 집중, 지역정서와 연고 등을 통해 얻은 정치적 지지를 독식해 생기는 정당들의 지역쏠림 현상과 지역갈등, 정당 간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부정선거에 대한 제기와 정권 교체 후 발생하는 선거불복과 하야요구, 다수대표제의 승자독식체제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권력쟁탈, 정치적 해결 능력의 부족으로 파생된 각계각층의 불만표출과 갈등, 정권 교체 후 전 정권세력 청산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국력 소모,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 부재와 언론에 대한 불신, 불법과 탈법적 현장에서 정권 눈치를 보는 경찰과 검찰, 교사의 세계관에 따라 좋은 사람(국가), 나쁜 사람(국가)의 정의가 좌우되는 교육현장, 판사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바뀔 수 있거나 객관적 재판 결과가 나와도 극명하게 찬반으로 갈려 갈등이 증폭되는 사회.

결국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반으로 갈리고, 점점 뉴스를 멀리하고, 객관적 사실 조차도 믿으려 하지 않으며,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이겨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분열현상이 심화된다. 결국 국민 전체가 고장 난 민주주의를 고쳐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인식을 하고 있지만, 어디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불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국가 정치체제의 건강상태를 피파 노리스(Pippa Norris 1999) 교수는 다섯 가지 신뢰지표로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제시한다.

첫째, 국가와 사회에 대한 자긍심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와 함께 사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존경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적으로 힘이 셀수록 국가에 대한 믿음은 커진다. 높은 삶의 질도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준다. 국제경기에서 국가대표가 우승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전 국민이 하나가 되었다. 국민들은 살인적 물가, 실업, 삶의 불안은 잊고 국기를 흔들며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 갔을 때를 생각해 보자.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 그 안에 내재된 심리적 상태는 선수가 경기를 잘 한 것이지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BTS가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감독상을 받을 때 "우리나라 참 대단한 나라"라고 말한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그런 인재들이 배출되었을까" 생각한다. 손흥민이 최다골을 넣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을 때 선수를 칭찬하면서도,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나라사람의 우수성을 떠올리며 슬쩍 나를 끼워 넣는다. "알고 보면 나도 참 대단한 사람"라고 동화시킨다. 국가와 국민, 너와 내가 일치되기 때문이다.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체제는 안정적이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높으면 살고 있는 국가체제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독재국가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왜 그렇게 투자하는지도 알 수 있게 해 준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국기를 보면서 함께 부르는 국가는 모든 시름을 잊게 해 주는 마취제와 같은 효과가 있다.

두번째로 체제의 원칙에 대한 믿음이다. 민주체제에서 채택한 국민주권, 행복, 인권, 자유, 평등, 평화, 안전 등과 같은 헌법적 가치를 얼마나 잘 지켜 주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다. 독재체재에서 민주주의로 체제전환을 이룬 국가의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자녀의 미래가 얼마나 풍족하고 살기 좋은지, 전쟁이나 범죄에로부터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며 차별을 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 준다. 이 믿음이 낮을수록 체제에 대한 도전은 더 거세지고 불안해진다. 하지만 체제마다 중요시 하는 원칙은 순위를 달리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헌법에 명시된 모든 가치를 동등하게 중요한 원칙으로 간주 하지만, 공산주의 혹은 독재국가들은 강한 국가, 안전국가를 가장 중요시 한다. 개인 인권신장이나 시장의 자유를 위한 원칙을 주장하면 제거의 대상이 된다.

셋째는 체제 기능에 대한 신뢰다. 헌법기능, 삼권분립기능, 입법기능, 행정기능, 예산심사기능, 재판기능, 고위직 인사기능, 인권보호 기능, 자유시장기능 등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다양한 기능의 작동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다. 이 체제 기능들은 두 번째 제시된 원칙을 잘 보호하고 발전시키며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판단기준이다.

넷째는 제도 혹은 기관에 대한 신뢰다. 정부, 의회, 여당, 야당, 법원, 검찰, 경찰, 국정원, 세무서, 군대, 대기업 등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들에 대한 믿음 체계다. 어느 한 기관이 집중적으로 낮은 신뢰도가 나왔다면 그 제도가 중증에 걸려 있다는 증거다.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이 증가한다면 병의 증세가 심각해 시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신호다.

다섯째는 각 기관 속에서 활동하는 행위자들에 대한 신뢰다.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경찰, 세무관, 소방관, 지방의원, 공무원, 기업인 등 개인에 대한 신뢰다. 각 행위자들이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 부패에 자주 연루되지는 않는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봉사하고 희생하는가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에 따라 축적된 인식에 따라 평가한다. 개인에 대한 신뢰는 그 들이 속한 기관과 기능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슬 구조로 되어 있다.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국회(제도)와 입법기능까지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경찰관들에 대한 신뢰가 높으면 경찰 뿐 아니라 경찰의 질서유지와 안전기능까지 좋은 평가를 내린다.

[사진=shutterstock]

문제는 첫번째 요소인 '국가와 사회'와 두번째 요소인 '민주적 체제의 원칙'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을 때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피파 노리스 교수는 그의 2011년 연구에서 국가와 사회가 신뢰를 잃으면 국민의 불복종과 갈등의 확산, 무질서의 확대로 나아가 무정부상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혁명이나 체제전복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민주주의 고착화(consolidation) 과정을 연구한 래리 다이아몬드(Larry Diamond) 교수는 1999년 연구에서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민주주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고 조직된 저항이 확산되면서 안정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개선해 나가면서 제도개혁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스웨덴의 경험을 들여다보자.

스웨덴은 민주주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두 가지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민주주의 조사단(Demokratiutredningen)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민주주의 장관제를 도입했다.

민주주의 조사단(이후 조사단)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동안 민주주의의 기능, 제도, 작동 등을 점검해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게 하는 제도다. 일종의 민주주의 건강검진인 셈이다. 조사단장은 정부에서 임명하지만 중립적인 학자, 혹은 사회전문가 중 한 사람을 선정한다. 학계 전문가들이 정부, 의회, 옴부즈만, 감사원, 검찰, 법원, 지방 정부, 이익단체, 재계, 국가 및 기관 연구소, 기업연구소, 언론대표 등과 세미나, 워크숍, 여론조사 등을 진행해 국내조사결과를 집대성하는 작업이다. 이 뿐 아니라 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패널의 자문을 받아 스웨덴 민주주의의 총체적 진단, 개혁방향제시, 법제정과 법개정 등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

1985년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의 조사단이 구성되었다. 1985년 처음 시작한 민주주의 조사단은 스웨덴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국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삶의 조건을 만들어 가는데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어디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지, 각 기관과 제도의 기능, 그리고 행위자들은 얼마나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5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16개의 대학 연구팀이 각 분야의 권력구조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제출했고, 통계청은 국민, 정치인 및 고급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의 여론조사 및 인터뷰조사를 진행해 기초자료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3권의 스웨덴어 단행권, 5권의 영문 단행권, 34개의 스웨덴어 연구보고서, 43개의 영문보고서를 출판해 스웨덴의 권력구조를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조사단은 최종 정책조사보고서(SOU 1990:44)를 정부에 제출했다.

두 번째 조사단은 1차 조사 후 7년만인 1997년 다시 구성해 3년간 운영되었다. 첫 번째 조사단이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 즉 스웨덴의 유럽연합 가입이 스웨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 투표율 하락 문제, 로비활동, IT와 민주주의, 세계화, 청소년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투표연령 조정 등을 주제로 전국 18개 도시를 돌면서 주제별로 해외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국제회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 도서관 운영, 전국 6개 권역별로 학교방문, 지방의회방문, 지방정당원교육, 장애인 단체별 교육, 노조교육, 시민단체교육 등 다양한 국민교육과 계도, 공청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별도로 32개의 국가보고서, 13개의 단행권 등을 출판해 1차 권력조사단이 다루지 못한 민주주의 제도의 결함, 새로운 환경에 따른 개혁필요성 등을 3년 동안 조사해 2000년 정부에 보고했다.

3차 조사단은 다시 14년만인 2014년에 구성해 2년간 운영되었다. 이전 두 번의 조사단 보다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동은 더욱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조사단의 핵심 주제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문제점, 생동감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개혁에 초점을 두고 정당 당원, 청년 정치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의 신인 정치인 발굴과 교육, 충원의 문제, 사회 대표성 등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국민과 소통하며 개혁하기 위한 16회 국제학술세미나, 22회의 각계 전문가 회의, 38회 국민설명회 및 공청회의 활동을 펼쳤다.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현실과 동 떨어진 국가제도, 선거제도, 선거권, 오피니언 리더와 정책형성의 핵심주체인 정당들의 제한된 능력, 35,900명의 광역 및 기초단체 선출직의 능력과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전제 조건인 시민의식, 학교민주주의교육, 평생교육, 이익집단 간 대화와 소통 등을 통한 국민의 민주정치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3차 조사단은 1-2차 조사단의 제한된 영역이었던 법 개정을 위한 정책제안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조사단의 연구결과는 제도평가와 정책제안의 두 가지 형태로 제시된다. 제도평가는 정부와 언급된 관련 기간이 시급히 고민해 보고 새로운 개선안을 내 놓도록 하는 권고안이며, 정책제안은 정부가 반드시 법 개정 및 제정 혹은 헌법 개정 등의 제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고서는 정부, 국회, 중앙행정기관, 지방정부 등 모든 공공기관에서 검토 후 입장 발표와 추후 개선안 등을 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 국가개혁을 위한 기본설계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단, 개혁, 발전을 위한 두 번째 접근방식으로 민주주의장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1차 민주주의 조사단 임명은 1982년 당시 부총리가 제안해 시작되어 학계의 전문가 집단, 정부연구기관, 민간 연구소 등이 총망라된 최고 전문가 집단의 국가 권력 작동의 원리와 문제점, 개선점 등에 관한 보고서 제출 후 해체되었다. 이때부터 민주주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정부 내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브리타 레이욘 스웨덴 초대 민주주의 장관 [사진=유튜브 Fackförbundet ST 캡쳐]

민주주의 전문 장관제의 도입은 1998년 이루어져 최초 민주주의 장관으로 브리타 레이욘(Britta Lejon)을 임명한 후 지금까지 5번의 정권교체 기간 동안 총 9명의 장관이 임무를 수행했다. 10개 부처에 24명의 장관들로 구성되는 행정부 특성상 민주주의장관은 정권들이 추진하는 주 정책의 방향에 따라 소속 부처가 결정되었다. 1대부터 3대(1998-2006)까지는 법무부, 4-5대 (2006-2014) 때는 부총리 겸 민주주의 장관으로 총리실에 배치되었으며, 6-8대 (2014-2022)는 문화부, 현 9대 장관은 고용노동부에 배치되었다. 현 민주주의 장관은 다양한 부처의 업무를 담당하는 특성상 한 부처의 수장으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인권, 법치, 노동, 여성, 소수자 권리, 참여, 평등, 협의, 상생, 소외, 시민사회 등을 모두 포괄하는 정책영역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는 노동시장부, 문화부, 법무부, 외무부에 각각 민주주의 특별부서를 두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따라 국가의 제도를 뒤처지지 않게 바꾸려는 노력은 민주주의 장관제의 도입과 민주주의 조사단의 활동으로 꾸준히 지속되었다. 두 제도의 결합으로 민주주의는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함께 고쳐가며 개선시켜 가는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정부(정치영역)와 학계 및 연구전문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정학연 클러스터의 형태로 발전되었다. 권력구조 개혁, 선거제도 개선, 지방자치 강화, 선거연령 조정, 소수자 권리 증진 등의 정부와 야당이 국가개혁 로드맵을 만들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이 먼저 중앙에서부터 지방, 공공기관과 시장 주체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국내 및 해외의 학계 최고 전문가의 자문과 연구결과를 검토한 후 최적의 개선방향을 제시하면 이것을 정치영역이 받아 의회의 토론을 거쳐 헌법 개정 및 법제정 등 실질적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회 제 세력 간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선거제도와 같은 대개혁을 진행하면서 정당 중심으로 속전속결로 논의해 개혁하는 것은 정당, 당파, 소수의 이익에 부합되는 제도로 급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1회용 용기에 지나지 않는다. 매년 선거 때마다 새로 손보는 방식은 국가자원 낭비이자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투표율을 높이고, 사회의 대표성을 폭넓게 확대하며, 지역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해 3년의 국내 및 국제 조사, 의회에서의 토론, 헌법 개정 및 관련법 개정을 거쳐 2018년 선거부터 적용한 스웨덴의 경우 1997년 시작한 2차 연구조사단의 보고서가 기초가 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20년의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민주주의

몸이 이상신호를 보낼 때 제 때 대처하지 못하면 더 악화되고 결국 생명에 위협이 되듯, 논이나 밭에 자란 무성한 잡초가 농작물의 정상 생장을 어렵게 해 수확이 적어 지듯, 평상시 하수도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작은 비에도 침수로 고통 받듯, 민주주의에 생기는 이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방치하거나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민주주의도 우리의 건강, 논밭의 농작물, 하수도처럼 충분한 자양분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파 노리스 교수가 지적하듯 국가에 무한한 자긍심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고 민주적 원칙과 기능, 제도와 정치인까지 신뢰할 수 있을 때 국가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없이 지속적으로 번영한다. 국가는 인권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성, 생존, 안전, 행복과 자기실현이 가능하도록 지켜주는 울타리다. 역사적으로 그 어떤 통치 제도도 민주주의만큼 인권을 지켜주지 못했다. 민주주의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다. 자국의 인권문제 뿐 아니라 세계의 인권문제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강대국에까지도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를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 외교부는 세계 각국의 인권 및 법치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각국 인권조사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스스로 인권국가임을 천명하고 세계의 인권문제에 눈감지 않고 선도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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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쇼크에 코스피 8%대 폭락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6일 코스피가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 폭락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6억원, 865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1337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33초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현물과 선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98% 내린 18만1400원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11.71% 하락한 11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우(-8.60%), SK스퀘어(-13.47%), LG에너지솔루션(-3.47%), 삼성바이오로직스(-1.71%), 삼성전기(-14.30%), 현대차(-6.81%), KB금융(-4.90%), 셀트리온(-3.95%) 등도 약세다. 한국거래소에서 6일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설희기자]2026.11.06 nylee54@newspim.com ◆ 美 반도체지수 12% 폭락…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기술주 급락 국내 증시 급락은 간밤 미국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나타난 대규모 매도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안까지 겹쳤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6%, 나스닥종합지수는 5.52%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마이크론이 17.46%, AMD가 17.26% 떨어졌다. 엔비디아(-9.26%), 브로드컴(-10.43%),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13.60%)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건설 중단 소식과 퀄컴의 부진한 실적 전망 등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민주당 의회 장악에 따른 AI 규제 강화 우려에 기술주 투매 집중"이라며 "데이터센터 거점인 텍사스, 조지아주에서도 민주당 후보 승리.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등 규제 강화 공포 확산"이라고 분석했다. ◆ 코스닥도 매도 사이드카 발동…반도체 소부장주 동반 급락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3.44포인트(6.40%) 내린 634.97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5억원, 823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개인은 845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날 오전 9시 6분 2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7.23% 내린 19만6200원을 기록했으며 에코프로(-5.49%), 에코프로비엠(-7.80%), 주성엔지니어링(-8.04%), 레인보우로보틱스(-9.27%), HLB(-4.94%), 삼천당제약(-7.30%), 리노공업(-6.56%), 심텍(-10.11%), 이오테크닉스(-7.80%) 등도 약세다. 한국거래소에서 6일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33포인트(8.55%) 내린 4923.47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설희기자] 2026.11.06 nylee54@newspim.com ◆ 증권가 "AI 투자 축소 여부 확인 필요"…외국인 매도 부담 지속 전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8% 하락한 5383.8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0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가운데 약 2조7000억원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각각 7.57%, 9.46% 하락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당시 코스피 하락률 5.3%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하락 기여도가 약 4.6%포인트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단기적으로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규제 범위와 실제 프로젝트 지연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AI 투자 축소 가능성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규제 범위, 실제 지연 여부, AI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시, 전일 미국 증시에서의 AI주 폭락은 투매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 변경 여부와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2028년 실적 전망 조정 여부를 확인하면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전 9시 2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0원 오른 1341.10원을 기록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1-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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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작전구역 오만 남방까지 넓힌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 파견한다. 파견 인원은 75명 늘어 395명 이내가 된다. 파견 기한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2009년 부대 창설 이후 고정익 항공기 편입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올해 말까지는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파견 임무는 12월 31일 끝난다. 임무에는 '항행의 회복 지원'이 새로 추가된다. 증원 내역은 EOD 30명, 초계기 45명이며 대부분 간부다. 무인 전력은 수상정과 잠수정 각 2세트로, 소해함은 보내지 않는다. 청해부대 왕건함(DDH-978)이 고속단정(RIB) 3척과 함께 해상 기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등을 추가 파견하는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 해군] 2026.11.05 gomsi@newspim.com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해적이다.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2025년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연합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로 쏠린 공백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홍해행 선박은 7~8배 늘었다. 후티와 사우디의 교전 탓에 청해부대 작전 구역은 600여마일에서 300여마일로 줄었다. 거점은 지부티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동의안 제출 뒤 지부티와 협상하고, 국회 동의와 지부티 협의가 끝나면 초계기를 사흘가량 준비해 보낸다는 계획이다. P-8의 작전 반경은 1200마일, 임무 시간은 4시간이다. 국방부는 "현재 능력으로는 이란 탐지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쟁점은 호르무즈 연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쟁 불개입'을 첫 원칙으로 내걸고 "호르무즈와 전혀 관계없다"고 했다. 그러나 EOD와 무인 소해전력 파견에 대해서는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부분도 고려했지만 주는 아니다"라고 했다. '허용적 환경'은 미국·이란 종전이나 양측 양해각서(MOU) 체결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시작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실제 호르무즈에 투입할 때는 새 동의안을 받겠다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일대 기뢰 작전은 미국만 수행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지휘권은 합참의장이 갖는다. 국방부는 '독자 지휘체계'를 4대 원칙의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청해부대가 연합 작전과 담을 쌓아온 것은 아니다. 연합해군사 대해적작전부대(CTF-151)는 연합해군사(CMF) 예하 부대이고, CMF 사령관은 미 해군 중부사령관과 5함대사령관을 겸하는 미 해군 중장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개념도.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임무구역을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구역 경계는 대략적으로 표시했다. [이미지= AI 생성] 2026.11.05 gomsi@newspim.com 한국은 2010년 이범림 준장이 처음 CTF-151을 지휘했고, 2023년에는 고승범 준장이 지휘한 집중 작전에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참가했다. 올해 8월 23일에는 윤현우 대령이 영국 해군으로부터 CTF-151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국방부 기자실 백브리핑에서는 P-8과 EOD의 CTF-151 편입 여부가 다뤄지지 않았다. 미군과의 감시·정찰 협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다만, 정보 공유는 관련국과 수시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먼저 이 길을 갔다. 일본 해상자위대 P-3C는 CTF-151 사령부와 조율해 초계 구역을 정하고, 수집 정보를 관련 기관과 공유한다. '독자 지휘'에는 전례가 있다. 2020년 1월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만까지 넓히면서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연합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의 통제 대신 한국군 단독 지휘를 택했다. 대신, 바레인에 있는 호위연합 본부에 연락장교 2명을 보냈다. 당시 이 결정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지키려는 절충으로 해석됐다. 일본도 같은 시기 원유 수급과 대미·대이란 관계를 함께 고려해 호위연합에 불참하고 독자 정보수집 활동을 택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영국·프랑스 주도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이란에는 "우리를 비난하거나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2024년 10월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P-8A 해상초계기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P-8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청해부대에 고정익 항공기가 편입되는 것은 2009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사진= 뉴스핌DB] 2026.11.05 gomsi@newspim.com 미국의 반응은 변수다. 국방부는 미측이 원하는 호르무즈 기여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미 소통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했다. 교전규칙은 합참이 보완 중이며, 초계기에는 섬광탄 등 자체 보호 장비를 싣는다. 증액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충당한다. 이순신함 교체 때 증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검토 안 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국회 통과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작전구역 확대를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며, 한 번 넓힌 작전 범위가 추가 요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gomsi@newspim.com 2026-11-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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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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