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은 간결...고금리 지속 가능성 우회 강조 전망"
3월 FOMC 이전에 나올 고용 및 물가 지표가 중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 고조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 월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 동부시간 기준 7일과 8일 오전 10시에 각각 상원과 하원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이번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은 상반기 통화정책 보고로 지난 2월 초 FOMC 정례회의 이후 세 번째 공개 발언이며, 오는 21~22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마지막 공개 발언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최근 두 달 사이 다시 고개를 든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여전히 뜨거운 고용 시장 상황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가 높아지고 3월 50bp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매의 발톱을 드러낼 경우 시장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50bp 인상 밑밥 작업?
월가 전문가들은 이달 FOMC 전까지 굵직한 지표 발표들이 남은 만큼 파월 의장이 이번 증언서 구체적인 금리 전망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증언은 간결하면서도 고금리 지속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6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 증언이 매우 간결할 것이며,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는 것보다 적게 올렸을 때 리스크가 훨씬 더 크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향후 경제 지표가 계속 뜨거울 경우 몇 주 전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한 연준 위원들의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증언서) 파월 의장이 매파 스탠스를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 불가 상황으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라 로즈너-워버튼은 "파월 의장은 연준이 할 일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았으며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헤드는 파월 의장이 경제 지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선물시장은 이달 FOMC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을 68.6%, 50bp 인상 가능성을 31.4%로 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달 이미 25bp로 인상폭을 줄였던 연준이 다시 빅스텝으로 회귀하는 것이 연준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 고용 및 물가 지표가 관건
파월 의장이 이번 증언서 최대한 발언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증언 이후 FOMC 이전까지 발표될 굵직한 경제 지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0일에는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예정돼 있다.
지난 1월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51만7천명으로 다우존스 예상치 18만7천명을 크게 상회했고, 12월 수치인 26만명도 웃돌았다. 특히 실업률은 3.4%를 기록해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만약 2월 고용지표도 1월에 이어 뜨거운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연준이 3월, 5월,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1월에 받은 숫자만큼 (2월에) 강한 고용 지표가 나온다면 3월 50bp 인상은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나는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2월 일자리가 22만5000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14일에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에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헤드는 시장과 연준이 모두 경제 지표에 하나하나 반응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2월 미국 고용 및 물가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연준과 시장이) 눈먼 비행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표 결과에 따라 최종 금리를 6% 이상으로 올리고 금리 인상폭을 50bp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즈너-워버튼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다음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2월 지표들을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이 50bp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그 가능성은 다소 축소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