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동 코엑스서 최대 배터리 전시회 개최
급속충전 기능 향상…각형 시제품 개발 완료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파우치형 배터리 전문기업인 SK온이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다양한 폼팩터 개발을 통해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9일 SK온은 오는 15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SK온은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안에 시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SK온이 만드는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특징이다. SK온이 올해 초 미국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급속충전(SFžSuper Fast) 배터리는 18분 동안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이 속도를 더 높였다. SK온은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함으로써, 공급처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스핌] SK온 인터배터리 전시관 전경 (시안) [사진=SK온] |
SK온은 올해 인터배터리 전시를 '무브 온(Move On)'이라는 주제로 꾸밀 예정이다. 창사 이후 처음 인터배터리에 참가했던 지난해에는 출사표를 던지다라는 의미의 파워 온(Power On)이었다. 이제는 확장, 발전한다는 의미로 무브 온을 내세운다.
올해 전시의 핵심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SK온의 다양한 셀 포트폴리오다. 코발트를 완전히 배제한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와 LFP 배터리, 각형 배터리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SK온만의 차세대 기술을 담은 전고체 배터리도 처음 실물 공개에 나선다.
SK온은 목표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겨 최근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삼원계 배터리는 코발트가 없으면 보통 구조적 불안정성 때문에 수명이 짧아지는데 이런 결정적인 단점을 극복했다. 또 고유의 하이니켈 기술로 코발트 프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문제를 개선해 주행거리도 확보했다. 삼원계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이나 망간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시회에선 LFP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된다. LFP 배터리는 특히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SK온은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도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주행 거리는 짧지만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기술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배터리로 연구 중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Prototype)도 공개한다. 최경환 SK온 차세대배터리 담당은 개막일인 15일 '전고체 전지: 보다 안전한 배터리를 위한 SK온의 기술전략'을 주제로 인터배터리 컨퍼런스 연사로 나선다. SK온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안전한 배터리를 구현하기 위해 황화물계 전고체와 고분자/산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SK온 전시관은 전원(on) 버튼을 형상화한 구조로, 3개 구역(zone)으로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부스에선 세계 최대 가전žIT 전시회인 CES 등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SK온의 기술력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CES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은 하이니켈 배터리 NCM9+를 비롯해 코발트 프리, LFP 배터리 시제품 등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SK온의 현재(Present)를 주제로 하는 첫 번째 구역에서는 배터리 원소재와 파우치, 동박, 셀 등을 제조 순서에 따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프리미엄 분리막과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는 기술인 Z-폴딩 기법 등을 소개한다. 배터리 셀에서 팩 전체로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열을 차단하는 S-Pack 모형을 통해 SK온의 셀투팩(CTP) 기술도 공개한다.
두 번째 적용(Application) 구역에서는 배터리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에 활용하는 V2L(Vehicle to Load) 사례를 통해 SK온의 하이니켈 배터리가 가진 우수한 성능을 알린다. 실제 NCM9은 지난해 말 캐나다에서 폭설로 인한 대규모 정전 당시 픽업트럭 전기차(F-150 라이트닝) 소유주가 차량 배터리로 44시간 전력을 쓰고도 용량이 65%나 남아 화제를 모았다.
세 번째 미래(Future) 구역은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SK온이 꿈꾸는 차세대 기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곳이다. 이와 함께 배터리 원료부터 생산, 충전, 폐배터리 회수, 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전 생애주기에 이르는 SK온의 친환경 행보와 탄소 배출 넷제로 비전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의 현재를 소개하고 가까운 미래에 전개할 첨단 배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SK온이 현재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셀 메이커로 입지를 다졌다면, 앞으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