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급 대상 체포영장은 푸틴이 세번째
"점령지 아동 불법 이주, 납치 등 전쟁범죄 인정돼"
러는 강력 반발..."푸틴에서 손 떼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국제형사재판소(ICC)가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키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검찰측의 체포 영장 신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ICC는 이같은 범죄 행위가 지난 해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있어왔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민간 및 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ICC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미성년자 아동들을 유괴해 일명 '재교육 캠프'에 보내거나 러시아인 가정 또는 위탁 시설에 보내고 있는 정황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아동들을 납치, 우크라이나 정체성을 없애기 위한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은 최소 6000명의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점령지에서 납치돼 러시아로 끌려갔다고 추정하고 있다.
모스크바 당국도 이같은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들은 점령지에서 발생한 전쟁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재판부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크렘린궁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대해서도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ICC가 러시아의 최고위급 책임자를 전쟁 범죄 피의자로 지목하고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국가원수급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도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번째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ICC 법정에 세워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ICC 회원국은 체포 영장에 의거, 자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을 체포해 ICC 재판소로 넘길 수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모스크바 당국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ICC의 관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와관련한 결정들도 무효이고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텔레그렘을 통해 이번 조치는 서방의 히스테리에 불과하다고 주장면서 "양키들아, 푸틴에게서 손을 떼라!"라고 적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의 어떤 공격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헸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