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최근 은행권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과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전망이 더 어두워졌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각) 공개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1월 제시했던 2.9%보다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기록한 3.4% 성장에서 대폭 둔화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대부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올 초와 비교해 일본과 독일, 인도 등의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하향 조정됐다. 한국 성장률 역시 1.7%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IMF는 금리 인상으로 침체가 초래되는 '경착륙' 가능성이 급격히 고조됐고, 특히 선진국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강도 긴축의 부작용이 금융 부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UBS에 인수된) 글로벌 대형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처럼 불안한 투자자들이 다음 약한 고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주요국 신용 경색 심화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해 신흥국 자본 유출 같은 복합 위기 형태로 확산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확률도 25%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졌던 적은 1970년 이후 단 5차례에 불과했다.
IMF는 향후 5년 동안 성장률이 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중기 성장 전망치다.
글로벌 금융 위기는 피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하면서도 IMF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세계 경제가 불안한 길을 마주하고 있는 등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안개가 더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랭샤스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비용 상승과 자산 손실의 위험을 마주하는 등 더 위태로운 상태가 됐다면서, 이러한 위험이 대출 축소로 이어지면 성장률이 부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은행 부문 위기가 올해 성장률에 미칠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