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30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1만6304명…2021년 12월 이후 최대
집값 하락·대출 규제 완화·금리 인하…매수 '타이밍'
올해 금리 추가 인하시 영끌족 증가 예상…"대출 가능할 때 집 사놓자"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집값 하락세에 금리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젊은층의 부동산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금리가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집값도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이 거래량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젊은 층의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택대출을 최대한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영끌'족이 재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집값 폭등기때 이미 학습효과가 있는 만큼 수입이 충분한 젊은 층의 경우 주택 매수가 발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리 인상 속도조절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젊은 세대의 주택 매수세가 보다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영끌족'이 다시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anob24@newspim.com |
◆ 3월 2030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1만6304명…비중 54.5%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2만9914명이다. 이 가운데 20대와 30대는 1만630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 2만574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대와 30대 생애 첫 매수자 비중은 절반 이상인 54.5%에 달한다. 올해 1월 51.9%였던 점을 감안하면 2.6%포인트 늘었다. 다만 전년(55.0%)과 비교하면 0.5%포인트 줄었다.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과 금리가 인하되면서 영끌족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영끌족은 '영혼을 끌어모은' 수준의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는 수요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지만 향후 돈을 벌 시간이 많이 남은 20대, 30대 젊은 층이 많다. 지난 2020~2021년 집값 폭등기를 겪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내 집 마련에 적기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집을 살때 아무래도 가지고 있는 여력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사다 보니 다주택자가 아니고선 대부분이 영끌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지난해 억눌렸던 주거 수요가 올해로 이전되는 것만으로도 작년 대비로는 영끌족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젊은층의 부동산 거래는 금리가 급등하기 이전인 2021년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10월 2030의 비중은 58.4%에 달했으며 평균 56.5%의 비중을 보였다. 특히 2021년 5월에는 20대와 30대 매수자가 2만9087명으로 3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2021년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자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려는 영끌족이 늘어났다. 하지만 집값 상승과 함께 금리가 인상되면서 영끌족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실제로 20대와 30대 매수자는 1년 만에 1만명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9114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 이같은 매수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애최초 매수자는 규제지역과 관계없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80%까지 허용되고,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생애최초·신혼 디딤돌 구입자금대출 한도 역시 각각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2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고정금리로 빌릴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도 젊은 층이 부동산 거래에 나서게 한 주 요인중 하나다.
'특례보금자리론 지역별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3월31일 기준 신청 건수가 전국적으로 11만3271건에 달한다. 누적 신청금액은 25조5634억원으로, 연 공급 목표인 39조6000억원의 64.5%에 달한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 매입 건수가 각각 8150건과 4만4997건으로 전체의 47%에 달한다.
◆ 집값 바닥·금리 추가 인하, 영끌족 증가 예상…"대출 가능할 때 집 사놓자는 인식 확산"
올해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젊은 층의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주담대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하향세를 나타낼 경우 영끌족들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는 3.64~5.82%다. 모든 우대 금리를 적용할 경우 3%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라 집값 반등 시기가 상이하지만 결국 판단은 실수요자들이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집값 폭등기를 겪은 만큼 학습효과가 있어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이 있을 경우 젊은층의 경우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급을 수십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지만, 이자 부담이 가능한 수준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이 실수요와 투자 수단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기간도 남아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젊은층의 부동산 매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시점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집값 상승기 때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싶었지만 DSR 규제와 대출가능 금액 상한선 등 대출규제로 기회를 놓쳤던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거래가 늘고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는 기사에 젊은층은 다시 마음이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대출이 가능할때 조금 가격이 올랐더라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