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변경으로 공판갱신 절차…두 달 만에 재개
남욱측, 증인신문서 "대장동 사업 자금으로 빌린 것"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의 공판갱신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약 두 달 만에 증인신문이 재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남욱 변호사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로 8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31. kgb@newsis.com |
대장동 재판은 재판장을 제외한 배석판사 2명이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로 바뀌면서 지난 17일까지 주요 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 녹음파일을 재생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공판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 4호 법인 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 증인 2명을 불러 신문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012년 2~3월 경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에 필요하다며 25억원을 빌려갔고 2019년 8월 경 원금과 이자를 합쳐 총 38억원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남 변호사가 운영하던 '나인하우스'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줬고 남 변호사 개인에게 빌려준 것이라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며 "남 변호사가 상환계획서를 보낸 이후 회사 계좌로 돈이 들어왔는데 직원에게 보고 받기를 남 변호사 이름이 아닌 천화동이라는 입금자명으로 들어왔다고 해 다른 사람이 잘못 보낸건가 생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당시 대장동 사업 부지 매입 목적으로 빌린 것이고 차용금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5억원을 빌릴 때 나인하우스 등 법인 계좌가 압류돼 있어 부득이 남 변호사 명의의 계좌로 입금받은 것이라며 개인 채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에 이어 증인으로 나온 회계사무소 직원 B씨는 2019년 당시 천화동인 4호 법인에서 A씨 회사로 송금된 38억원에 대해 과거에 나갔어야 할 용역비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회계 처리 당시 남 변호사가 아닌 천화동인 4호 대표 김모 씨나 이사 이모 씨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며 남 변호사의 개인 채무 변제 등과 관련해서도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B씨는 "(천화동인 4호 기장 업무를 하면서) 몇 천만원을 불입했는데 받아오는 자금은 몇 백억원이 배당금 형태로 들어오니 궁금증이 있었다"며 "회계적으로 그런 케이스는 처음 봤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외에도 지난해 4월 천화동인 4호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9년 9월 경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하기 위해 천화동인 4호 법인 자금 38억원을 횡령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정상적인 회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회계 처리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남 변호사 측은 "횡령 범행과 이를 전제로 한 범죄수익 취득 및 발생과 관련해 범행의 의사가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