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장 매각설...현대차 "다양한 방안 검토 중"
인도 GM 공장 인수·제네시스 中 공략 본격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러시아 공장 매각설이 나오면서 글로벌 전략 변경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현재는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쟁이 계속될 경우 결국에는 공장 매각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매각을 추진하며 러시아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가 원하는 시기에 다시 공장을 사들일 수 있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러시아생산법인(HMMR) [사진=현대자동차] |
해당 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생산이 가능하다. 인수기업은 러시아에 진출해있는 카자흐스탄 기업으로 현지 직원들의 고용 승계 등에 대해서는 합의한 상태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에 진출해있던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달리 현지에서 생산라인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생산과 판매가 중단되며 올해 1분기 전년 동기와 비교해 98%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에 대해 다양한 처리 방안을 두고 검토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1,2위를 다퉜던 만큼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쉬울 수 있다"면서도 "지금 이 상태로는 몇 년 내에 회복될 가능성이 없어 시장 철수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철수를 검토 중이지만 인도에서는 공장 인수를 하며 점유율을 더욱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 인도공장의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 작성에 서명한 바 있다.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부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 작성된다.
현대차가 GM 공장 인수에 성공한다면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 대수는 9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55만대를 판매하며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현대차는 중국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개최된 상하이 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중국 진출을 밝혔고 제네시스도 올해 순수전기차 GV60을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제 값 받기' 전략이 통하고 있는 만큼 중국시장도 친환경차와 제네시스를 위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인도와 동남아 시장의 비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별도 시장인 중국에서의 비중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양적인 팽창과 함께 질적인 부분도 개선해 전기차 퍼스트무버로 좋은 품질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면 신흥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고급차가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가 시장 공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저가 전기차를 메인으로 가져가면서 제네시스로 고급화 전략을 병행한다면 공략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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