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휴대전화 폐기 및 먹사연 하드디스크 교체 등
宋 "방어권 행사" 檢 "방어권 넘어선 증거인멸로 볼 수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및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구속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여자에 대한 조사와 함께 수수자 특정에 주력하고 있는 검찰은 수사 개시 전후 이뤄진 관련자들의 증거인멸 의혹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8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강 전 위원을 구속한 뒤 사흘 연속 그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을 상대로 당시 살포된 자금의 출처, 구체적인 공모 관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2023.05.02 pangbin@newspim.com |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현금 살포라는 사건의 특수성에 더해,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관련자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이다.
검찰은 강 전 위원 등 사건 관련자들이 서로 말을 맞추거나 주요 핵심증거를 삭제 및 폐기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했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고, 한 차례 기각되긴 했지만 이런한 이유로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발 빠르게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도 증거인멸 의혹에선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프랑스로 출국해 파리 그랑제콜(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현지에서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수사로 본인에게 화살이 날아올 것을 염려해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대학이 제공한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며, 국내로 들어온 뒤에는 새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했다.
그는 지난 2일 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압수수색 다음 날 검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며 자신 있게 이야기했으나 실상은 개통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깡통폰'을 제출한 것이다.
아울러 송 전 대표의 후원조직이었던 '먹고 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도 증거인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와 함께 먹사연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당시 검찰은 일부 PC의 하드디스크가 포맷되거나 교체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방어권 행사'라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수사권이 있으면 저희는 방어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앞두고 주요 증거물을 삭제하거나 폐기하는 것은 방어권을 넘어선 증거인멸로 볼 수 있다"며 "증거인멸에 해당하는지는 필요한 경우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것처럼 개인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휴대전화 확보는 수사 성패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증거인멸 정황이 계속 나오는 만큼 송 전 대표 관련 의혹도 함께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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