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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전세제도 수명 다했다"는 원희룡 장관…시장 반응은?

기사입력 : 2023년05월21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8월27일 02:00

"임대차3법 등 전세제도 근본 틀 열어 놓고 보자"…전세사기·갭투자 극성에 시의적절 화두
임대인 사기꾼 몰아가는 분위기 반발…공존 모색 전세제도 보완 방향 가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전세제도 소멸론'을 두고 부동산커뮤니티 중심으로 갑론을박 논쟁이 뜨거운 한 주였다. 지난 1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전세제도가 수명을 다했다"는 발언이 보도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전세 폐기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정부가 전세제도를 폐기하려는 것은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없애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글들이 다수였다. 특히 일부 매체는 마치 정부가 세입자의 보증금을 집주인이 아닌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방식의 '에스크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자, 집주인(임대인) 입장에 있는 네티즌들은 임차 수익에 대한 활용을 정부가 간여하겠다는 발생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원희룡 장관에 대해 '색깔론'을 거는 비난도 서슴지 않을 정도다.

[서울=뉴스핌]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16일 세종시 현지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사진:국토부 제공]

그런데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 현장에 있던 기자로서는 원 장관의 발언이 맥락상 전세제도 폐기라는 한 방향으로만 정책의 방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은 아니였다. "전세 제도 틀의 전반을 열어 놓고 개선을 검토해 보겠다"는 의지는 피력하면서도 신중한 검토 또한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일단 논란이 되고 있는 에스크로 검토 발언은 원 장관의 주장은 아니었다. 원 장관의 워딩은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면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어떤 분은 전세금 자체를 금융에 묶어라. 에스크로까지 이야기 하는 분도 있고, 아예 가격 자체를 강력히 규제할 수 있는 거래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한 대책을 주문하는 이들의 주장을 예시 차원에서 거론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원 장관은 전세제도 개편의 당위성은 여러 번 강조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배경에는 전세대출을 악용해 조직적 사기 범죄가 판을 치고 갭투자자가 투자 차익만 누리는 현 전세제도 상으로는 주거 약자에 대한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차원이긴 하나 집주인에 대해서도 당근책을 제시했다. 원 장관은 "가격(전월세상한제)나 기간(계약갱신청구권), 신고(전월세신고제)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것을 없애려 한다"며 "집주인들에겐 임대 기간을 늘리거나 가격을 덜 올리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시장 원리를 가미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집값 급등과 급락을 부추기는 부작용은 물론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을 촉발하는 임대차3법의 대대적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워낙 오래된 (전세제도의) 생태계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는 점도 인정했다. 원 장관은 "뭘 하나 고치더라도 더 큰 문제가 나오면 안 되니 앞으로 공론화하고 모든 것을 올려 놓겠다"며 신중한 검토를 다짐했다.

전세제도의 근본적인 틀에 대해 고민하자는 원 장관의 발언은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등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시기에 시의적절한 화두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전세제도의 유래를 고려시대서부터 찾을 만큼 오랫동안 유지돼 온 생태계인 만큼 섣부른 법안을 내세워 일거에 바꾸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특히 임대차3법 자체도 시장상황과 우리나라의 임대차 특수성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시행했다가 현재와 같은 사달이 난 전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선진국에도 없는 전세제도가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전세의 장점을 아예 무시하고 외국의 주거비 부담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주장하는 단견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월급에서 지출되는 주거비용 부담을 줄이고 내집 마련의 시드머니로 활용되는 게 전세금이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월세를 내는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에 달한다. 집값이 비싼 캘리포니아주나 뉴욕 등 동부지역의 경우는 월세 부담이 체감적으로 더욱 높다.

전세제도 폐지론에 강력 반발하는 측에선 임대인 모두를 싸잡아 사기꾼으로 몰아간다는 반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가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균형감각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전세제도는 집주인이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해 자기자본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세입자는 주택을 매입할 때 투입되는 비용보다 적은 돈으로 일정 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과 전세금이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징검다리에서 마지막 디딤돌 역할을 하는 장점이 있다. 서민 주거 안정에 이바지했다는 점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를 살리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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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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