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켑카는 과연 '메이저 체질'이었다.
"이번에는 마스터스 역전패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던 다짐을 그린위에서 펼쳐 보였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PGA 투어의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빅터 호블란(노르웨이)의 추격을 따돌리며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존 람(스페인)에게 당했던 뼈아픈 역전패를 설욕하며 우승상금 315만 달러(약 42억원)까지 거머쥐었다.
22일(한국시간) PGA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에서 우승한 켑카. [사진 = PGA] |
브룩스 켑카(미국)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380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4개로 막아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를 써낸 켑카는 PGA 투어와 대립하고 있는 LIV 골프 선수로는 처음 PGA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메이저 사냥꾼' 켑카는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이 대회 3번째 정상에 올랐고 PGA 투어 통산 9승째이자 메이저대회에서만 통산 5승을 기록했다.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넘긴 20번째 선수가 됐다. PGA 챔피언십이 스트로크 경기로 바뀐 이후 3승 이상 거둔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 켑카뿐이다. 켑카는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로 이적해 지난해 10월 7차 대회와 올해 4월 2023시즌 3차 대회에서 2승을 올렸다.
셰플러와 호블란이 합계 7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고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합계 2언더파 단독 7위에 올랐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람은 합계 7오버파 공동 50위에 그쳤다. LIV 골프의 더스틴 존슨(미국)은 합계 9오버파 공동 55위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 중에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이경훈은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오버파 285타 공동 29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자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이 마이클 블록(미국)이다.
22일(한국시간) PGA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15번홀에서 홀인원한 블록이 동반 플레이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PGA] |
클럽 프로로 참가해 돌풍을 일으킨 블록은 최종 합계 1오버파 공동 15위에 올랐다. 이날 15번 홀(파3)에서 홀인원한 그는 2024년 출전 티켓을 손에 쥐었다. 46세의 블록은 캘리포니아주 미션비에호의 아로요 트라부코 골프클럽의 헤드 프로다. PGA 챔피언십은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20명 몫을 미국 내 클럽 프로에게 배분한다. 그는 올해가 5번째 PGA 챔피언십 출전으로 처음 컷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에 블록은 자신의 공에 '왜 안돼?'(Why Not)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나왔다고 한다. PGA 투어에 따르면 그는 45분간 개인지도를 하면서 125달러(약 16만원)를 받는다. 블록은 "아마 제 이름을 아는 골프 팬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저는 사람들이 '최고의 직업'이라고 하는 지역 클럽 프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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