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현장+] '노란 물결' 봉하마을...14주기 추도식에 울린 노무현 정신

기사입력 : 2023년05월23일 19:59

최종수정 : 2023년05월23일 21:53

4000명 시민들 '인산인해'..."깨끗한 정치인"
여야 지도부·문재인·한덕수 등 참석
일부 시민들, 여권 향해 야유·비난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선거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찍었어요. 처음 봤을 때 그 따뜻함을 잊을 수 없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과 다르게 인간적으로 느껴졌어요."(박선희·69·부산 동구 거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번째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일대는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노란색 종이 모자를 쓰거나 노란 우산을 든 약 4000명 시민들로 마을 전체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한 시민이 방명록에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3.05.23 parksj@newspim.com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가 주제인 이날 추도식은 최고기온 약 23도의 맑은 날씨 속에 엄수됐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특설무대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입구에는 노란색 부스가 줄지어 설치됐다. 약 15m 간격으로 배치된 부스에는 음식과 노란 종이 모자, 부채 등이 놓였다.

곳곳에 국화꽃을 판매하는 사람도 보였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국화꽃 한 송이씩 구매해 마음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묘소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 등의 이름이 적힌 조화 20여개가 줄지어 있었다.

시민들은 각자 방식으로 노 전 대통령을 기억했다. 추모 메시지가 적힌 방명록 앞에 선 한 시민은 떨리는 손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3.05.23 parksj@newspim.com

방명록에는 '조금 더딜지라도 진보하는 시민이 되겠습니다', '영원한 나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 메시지가 빽빽이 적혔고, 글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었다. 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 사진을 표정 없이 바라보다 한동안 눈 감고 고개를 숙여 추모의 뜻을 표현하기도 했다.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숙진(67·여) 씨는 "(노 전 대통령은) 제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 가장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이었다"며 "매번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는데 오늘도 왔다. 5월만 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같은 마음인 사람들 덕분에 힘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1시45분쯤이 되자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회색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연신 숙이며 행사장으로 향했고, 시민들은 "유시민"을 연호했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침착한 표정으로 행사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2023.05.23 parksj@newspim.com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박광온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입장했다. 이 대표는 "반갑습니다", "화이팅" 등을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 미소를 보였다.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절제된 표정으로 등장했다. 일부 참석자 사이에서는 "김기현은 물러가라", "여기엔 왜 왔냐" 등 야유가 나왔지만 김 대표는 구자근 비서실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정점식 경남도당위원장 등과 함께 침착하게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외에도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자녀 노건호·정연씨를 비롯한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가 추도식에 참석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정미 정의당 대표,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여야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2023.05.23 parksj@newspim.com

오후 2시, 추도식은 시작했고 좌석은 만석이 됐다. 일부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행사장 바깥에 있는 언덕 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추도식이 시작하자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유 전 이사장 등 야권 인사들을 향한 박수, 환호 소리가 행사장을 울렸다.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 김기현 대표 등 여권 인사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한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위해 무대에 오르자, 참석자들은 "내려와", "그만두지 않고 뭐하냐"고 소리쳤다. 추도사가 시작된 뒤에도 소란스러운 야유가 이어졌고, 사회를 맡은 김여진 아나운서는 "정숙해 달라"고 거듭 양해를 구했지만 고성은 끊이지 않았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3.05.23 parksj@newspim.com

국민의례와 순국선열·민주열사 묵념을 한 뒤 '시민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시민추모영상이 상영됐다. 이후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한가영 팝페라 가수가 '마음에 산다'를 불렀고, 권양숙 여사는 두 손을 모은 채 차분한 표정으로 공연을 지켜봤다. 김정숙 여사는 눈을 꼭 감았다가 감정이 벅찬 듯 숨을 크게 내쉬는 모습도 보였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무현재단은 올해 추도식 주제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를 선정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집필한 저서 '진보의 미래'에서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등불은 쉽게 꺼지지 않으며, 이상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했던 말에서 따온 것이다.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대통령 말씀처럼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꾸준히 발전했고,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 2023.05.23 parksj@newspim.com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사진
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