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증명 수수로 명목으로 5억원 편취 혐의 등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수차례 비위를 저질러 '1호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범과 함께 피해자로부터 잔고증명에 대한 수수료 명목으로 5억원을 편취했다"며 "변호사로서의 지위와 신뢰를 이용하여 편취 행위에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상 보관 중이던 2억원을 횡령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잔고증명은 마치 거액의 잔고가 존재하여 자력이 있는 것과 같은 허위로 외관을 작출한 후 이를 비정상적인 금융거래에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건전한 금융거래질서 확립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근절되어야 할 필요가 크다"며 "비정상적 금융거래에 활용하기 위해 잔고증명을 이용하고자 했던 피해자 측의 잘못도 양형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커 보이지 않는 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12월 잔고증명 브로커와 함께 피해자에게 "수수료를 주면 500억원의 통장 잔고증명을 해주고 이를 수표로 인출해 4일 동안 사용하도록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수수료 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지난 2017년 10월에는 법률사무소 사무실에서 의뢰인이 맡긴 수표 2억원을 보관하던 중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A씨는 수차례 비위 행위를 저질러 지난 2018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영구제명은 변호사에게 내려지는 징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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