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찾아 지하 시추 속도전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중국 정부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광물 자원과 에너지 자원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석유가 풍부한 신장 지역에 지하 1만1100미터 시추공을 뚫는 작업이 최근 시작됐다.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크고 건조한 타림 사막의 분지에서 시추 작업이 지난주 시작됐다.
높이 82미터의 자동굴삭 장치는 중량이 2000톤이 넘는데 10개의 지질 단층을 관통해 6600만년에서 1억4500만년 전에 형성된 암반층인 백악계까지 닿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심층 지하 굴착 작업이 지상의 열악한 기후와 장기간의 지각 변동과 복잡한 지질 구조를 가진 지하 조건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굴삭자재, 공구, 기기는 섭씨 최고 200도의 고온과 지상보다 1300배 높은 대기압 등 극한의 지하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중국공학원 소속 과학자는 이 프로젝트의 어려움을 "두 줄의 가느다란 철골 케이블 위에서 커다란 트럭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석유가스생산기업인 국영 국가석유공사(CNPC)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지하 자원 탐사 외에 지구의 내부 구조 및 진화 연구에 도움이 되고 지질학 자료를 제공하며 지진 및 화산 분출 같은 자연재해 위험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지구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웅대한 시도"라고 추켜세운 심층지하 굴착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457일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공하면 지하 1만미터 시추에 걸리는 시간으로 세계 최단 기록이다.
지금까지 가장 깊이 시추한 기업은 러시아의 콜라 수퍼딥 보어홀(Kola Superdeep Borehole)로 지하 1만 2262미터까지 굴착하는데 20년이 걸렸다.
타림분지 유전 시추공 (사진=게티이미지) |
이번 타림 분지 탐사는 에너지와 원자재의 자급자족과 대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왕 광후아 중국 자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1월 지정학적 긴장 같은 특수 환경에 직면해 국내 자원 안보를 위한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 타림 분지는 중국 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지이다. CNPC는 5월 말 현재, 지하 8000미터 이상의 시추공 95개소, 지하 6000미터 이상의 시추공 1600개소에서 굴착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의 정유회사인 시노펙(Sinopec)은 5월 초 현재 지하 8000미터 이상의 시추공 49개소를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타림 분지에는 아직도 더 많은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본다.
페트로차이나타림정유회사의 탐사개발연구소 엔지니어 황 샤요잉은 지난 5월 중순 신장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림 분지의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확인된 것이 50억톤이 넘지만 탐사 비율은 32%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심층지하 탐사는 2016년 발표한 중국의 제13차 5개년 계획에 들어있는 4대 프론티어 전략의 하나이다. 다른 3개 분야는 심해, 심청(컴퓨터과학과 정보기술), 심우주이다.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