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어두운 경제성장 전망...中 리오프닝효과 없다
삼성 3Q 영업익 66%↓·하이닉스 2조 넘는 적자 전망
하반기 국내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존 전망과 다르게 '상저하저'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죠. 이에 뉴스핌은 '위기의 K-기업' 기획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마주한 경기침체 장기화, 경영 환경의 변화 등의 상황을 돌아보고 기업들의 움직임과 향후 대응 등을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하반기 기대됐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기업들의 하반기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경기에 '상저하고'가 기대됐던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은행을 필두로 경제단체들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으며,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우려감도 커졌다.
4대그룹 주요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역시 완성차와 배터리를 제외하고 암울했던 상반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 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K-기업] 글싣는 순서
上. '상저하저' 위기감 커지는 재계...하반기 먹구름
中. 글로벌 전략 다시 짜는 4대 그룹
下. "한국 기업 중간재 없어졌다...수출 다변화가 살길"
◆한국은행 비롯 올해 경제성장률 줄하향...반도체 직격탄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OECD 역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종전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경제단체들 역시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5%에서 1.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8%에서 1.2%로 낮춰 잡았다.
하반기 들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수출 부진 때문이다. 당초 코로나 확산으로 문을 잠갔던 중국 시장이 하반기에 다시 열리며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하반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중국의 내수가 부동산 침체, 민간부채 등의 문제와 맞물려 회복 시점이 늦어지며 우리나라 하반기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은 스마트폰이나 PC를 새로 살 여력이 없는데다 선행지표도 너무 들쭉날쭉해 하반기 경기 반응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직격탄을 받는 곳은 반도체 업종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3% 줄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데, 당장 소비라던 지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 반도체 경기만 좋아질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이외에도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장치, 무선통신장비 등 전방위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수출 둔화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굉장히 높고, 주로 수출되는 중간재의 품목 역시 3~4개밖에 되지 않아 중국 시장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며 "중국 민간부채가 상당하고 부동산 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 연내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4대그룹 주요기업 3분기 실적 '흐림'..."소비위축 이어져"
이 같이 침체된 경제상황의 분위기는 4대그룹 주요기업들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3조68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년 동기에 비해 66.1% 줄 것으로 점쳐졌다. SK하이닉스는 2조4270억원을 영업손실로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글로벌 이슈로 인한 시장 변동이 커 하반기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던 IT 부품업계 역시 하반기에도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25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고, 적자폭은 축소되지만 여전히 적자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8%, 3.9% 씩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IT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방위 소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 하반기는 아주 안 좋았던 상반기 보단 좋아지겠지만,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완성차 업계 역시 하반기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반도체 공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완성차 업계는 올해 상반기 생산이 원활해지며 호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금리인상 불확실성 및 원자재가 인상 등의 문제로 수요 여부가 불투명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현금이나 할부, 대출로 차를 구입하다 보니 금리 인상이 수요를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며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지 오를지 불투명한 만큼 하반기 전망을 확신하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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